
"가톨릭 기숙학교 강제입학 원주민 자녀들 암매장 시신으로 발견돼"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의 원주민 공동체에서 26일 새벽(현지시간) 가톨릭 교회 2곳에 화재로 불타 완전히 파괴됐다고 영국 BBC가 27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원주민들의 날'인 지난 21일에도 또다른 교회 2곳이 불에 타 최근 화재로 사라진 교회는 모두 4곳으로 늘어났다.
불에 탄 교회는 세인트 앤스(St Ann's) 교회와 초파카(Chopaka) 교회로 불은 1시간 간격을 두고 잇띠라 일어났다.
경찰은 두 교회 모두 완전히 불타 무너졌으며, 방화에 의한 것으로 의심히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제이슨 베이다는 "21일의 화재 2건과 이날 발생한 2건의 화재와 관련, 체포된 사람은 아직 없지만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는 캐나다 원주민 자녀들을 강제로 수용한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수백구의 어린이 시신들이 묻힌 채 발견된 것에 대한 분노로 일어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9세기와 20세기 원주민 청소년들을 캐나다 사회에 동화시킨다면서 이들을 가톨릭 기숙학교에 강제로 입학시켰었다. 그러나 지난달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캠루프스에서 215구의 아동 유해가 발견된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새스캐처원주에서 751명이 매장된 비밀 무덤이 발견됐다.
원주민 단체들은 더 많은 무덤을 찾기 위해 전국적인 수색을 요구하고 있다.
원주민 부족 로어 시밀카민의 케이스 크로우 족장은 "교회 방화는 어떤 긍정적 결과도 가져오지 못한다. 오히려 상황을 더 어렵게 할 뿐"이라고 공영방송 CBC에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원주민들이 가톨릭 신도이며, 교회 방화에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에서는 1863년부터 1998년 사이 15만명이 넘는 원주민 아이들이 가톨릭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졌다. 이 같은 강제입학의 영향에 대한 조사가 2008년 시작됐는데, 많은 어린이들이 입학 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위원회는 이에 대해 문화 집단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