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바스 비난 활동가 체포·구타 후 사망에 분노…찬반 지지자간 투석전도"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강력히 비난해온 팔레스타인 활동가 지난 23일 팔레스타인 보안군에 체포돼 무차별 구타 끝에 하루 뒤인 24일 사망한데 분노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26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의 PA 본부 앞에서 아바스 수반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사흘째 계속하면서 보안군과 충돌했다.
수백명의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바나트의 포스터를 들고 "국민들은 정권 전복을 원한다. 아바스 물러나라"고 외치며 아바스에 대한 반대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대가 아바스 수반의 집무실로 행진하기 시작하자 아바스 지지자들과 반대 시위자들 간에 투석전이 벌어졌다. 시위 진압을 위해 출동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수류탄을 발사해 시위대원들이 숨으며 달아났다. 아바스 지지자들은 "국민들은 아바스 대통령을 원한다"고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라말라에서는 시위대가 방화 후 도심 거리를 봉쇄한 후 진압 경찰과 충돌했다. 헤브론에서 열린 바나트의 장례식에서는 PA에 반대하는 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복면을 쓴 괴한들이 허공에 총을 쏘기도 했다. 25일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기도 후 아바스 수반에 대한 반대 시위가 열렸다.
PA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독립을 향한 30년에 걸친 평화 과정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부패하고 점점 독재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져 팔레스타인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PA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일부를 장악하고 있는 반면 PA와 경쟁하고 있는 하마스는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다. 2005년 PA 수반에 오른 아바스는 이스라엘과 10년 넘게 긴밀한 안보 공조를 통해 중동 평화를 되살리려 하고 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PA는 국제사회로부터 중동 평화의 핵심 파트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나트는 PA와 이스라엘 간 긴밀한 안보 공조를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PA의 부패에 대해서도 맹비난했었다.
PA는 바나트의 사망을 조사하기 위한 고위급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바나트가 무차별 구타를 당해 숨졌다고 주장했다. 초기 법의학 조사에서는 사망 원인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