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1개월만에 9만톤급 MSC오케스트라호 출항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형 크루주여행선이 5일(현지시간) 운항을 재개했다.
이 크루즈선은 물 안개를 내뿜는 당당한 예인선박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지우데카 운하를 당당하게 통과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상의 수 백명과 소 운하의 골목들을 메운 작은 목조들이 " 큰 배는 안돼!" ( "No Big Boats!")란 깃발을 흔들며 항의 시위를 하기도 했다.
MSC 오케스트라호가 약 1000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운항을 시작하면서 베네치아에서는 앞으로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이 배의 출항으로 역사적인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운하에 18개월 만에 대형 크루즈선박들이 돌아왔음을 알렸지만, 그와 동시에 10년 이상 계속돼 왔던 크루즈선 반대운동도 재점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거대한 선박들이 취약한 늪지대 위에 건설된 도시 환경과 안전에 큰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올 봄에 모든 크루즈선박을 베네치아 늪지 밖으로 빼내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초대형 국제 크루즈 선박들을 이 곳 운하에서 나가게 하는 것도 내년이나 가능하다. 길이 250미터, 무게 9만톤이 넘는 모든 대형선박을 제거하려면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이 도시는 지난 20여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크루즈 선박 기항지로 인기를 누려왔다. 세계 크루즈선 협회(CLIA)에 따르면 2019년에는 무려 667척의 대형 유람선이 70만명에 가까운 승객들을 태우고 들렸던 회항지로 가장 큰 이익을 창출한 바 있다.
이탈리아 남부의 여러 항구와 그리스섬 두 곳, 코로아티아 등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이 곳에 온 16개 층 9만2409톤의 MSC오케스트라 호는 베네치아 항구에 쳐진 " 크루즈선의 귀환을 환영합니다"란 현수막으로 크게 환영을 받았다.
인근 비센자에서 크루즈 여행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러 차례 출발을 연기했던 안토넬라 프리고는 마침내 고대하던 휴가여행을 떠나게 돼서 흥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렇게 큰 배들이 베네치아 운하 한 복판에서 출항하는 것을 막으려는 환경보호운동가들에 대해서도 깊은 동정심을 표현했다.
"나도 언제나 크루즈선은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으니 여기서 타게되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대안이나 해결책은 나와야된다"고 그녀는 말했다.
이 배가 베네치아만을 빠져 나오는 동안 세인트 마크 광장과 시가지를 메운 수백명의 시민들은 당장 크루즈선의 운항을 중지하라는 항의의 구호를 외쳤고 지금까지 당국이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은 내용들에 대해서 항의했다.
MSC오케스트라는 요란한 경적을 울려 이에 맞서면서 20여척의 부두 관리직원이 탄 작은 선박들과 주변 운하변의 VIP들 차량 행렬로 크루즈선의 재 취항과 수백 명 항만 노동자들의 일터 귀환을 축하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베네치아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운항정지로 예인선이나 화물관련 1700명의 노동자가 크루즈선에서 직접 일터를 잃었고 크루즈선 운항여부에 존재를 의존하고 있는 4000여개의 일자리도 거의 운영이 정지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