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분노한 수만명의 브라질 국민들이 29일(현지시간)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리아 등 대도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탄핵과 신속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이다. 시위대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브라질에서는 이날 7만967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고, 201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인구 2억1000만여명의 브라질에서 총 감염자 수는 1600만명을, 누적 사망자 수는 46만명을 넘어섰다. 2차례의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은 약 1900만명으로 인구의 9.4%에도 못미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코로나19를 경시, "작은 독감에 불과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나 봉쇄 조치 등에 반대했다. 시위대는 그의 이러한 대응을 "학살"이라고 비난하는 표지판들을 들고 있었다.
브라질 상원은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간호사 패트리샤 페레이라는 "현재로는 보우소나루가 코로나19보다 더 나쁘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지쳤고 브라질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다. 그(보우소나루)가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코로나19는 해결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베아트리스 페르난다 시우바라는 학생은 코로나19에 감염돼 42살로 사망한 그녀의 삼촌을 기리기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삼촌은 아내와 두 자녀를 남겼는데, 그가 구할 수 없었던 백신 접종 확대를 촉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도시들에서 시위는 평화적으로 이뤄졌지만 레르남부쿠주 주도 레시페에서는 시위자 한 명이 경찰의 고무탄환에 맞았고, 경찰이 시위대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주일 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지자들에게 코로나19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게 했었다. 지지자들은 브라질 주지사들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규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대법원을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