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미국 공군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전파방해를 통해 미국의 우주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프랭큰 켄달 미 공군장관 지명자는 지난 25일 열리 상원 인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부 조달·군수 담당 차관을 지낸 켄달 지명자는 서면답변에서 '중국과 러시아 외 미국에 대한 위험이나 우려의 원인으로 인식되는 다른 국가나 행위자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과 이란을 꼽았다.
그는 우주 공간에서 “북한과 이란은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지능형 위협이 적지만, 주로 위성 통신과 위치추적, 항법, 타이밍신호를 목표로 한 전파 방해를 통해 미국의 우주 역량에 일정 수준의 위협을 가할 역량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주 공간의 부정행위에 대한 규범 또는 국제적 기준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악용하는 국가들이 미국의 우주 안보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우주개발 움직임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 발사의 핵심 기술과 원리가 같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 왔다.
미 랜드연구소의 ‘스페이스 엔터프라이즈 이니셔티브(RAND Space Enterprise Initiative)’ 소속의 크리스타 랭글랜드 정책분석관은 지난 28일 RFA에, “북한의 능력에 대한 오픈 소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우주 역량에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지만, 아마도 더 커질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우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어떤 나라든 다른 나라의 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랭글랜드 연구원은 북한은 민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항행을 방해할 수 있는 능력을 시험 및 시연해 왔다면서도, 아직은 미군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방해할 능력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북한은 우주에 도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탄두를 모두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만약 이 탄두 중 하나가 미사일과 통합되어 우주에서 폭발한다면, 지구 저궤도에 있는 많은 위성들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랭글랜드 연구원은 따라서 현재 북한의 우주 공간에서 북한의 위협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지만,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면, 이러한 위협은 그들이 계속해서 능력을 개발함에 따라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3월31일 공개한 ‘우주 위협평가 2021’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공격과 전파방해가 미국 우주 안보의 위협 요소라는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전략국제문연구소는 우주공간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로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인도 등 5개국을 지목했지만 북한의 경우 인공위성을 직접 요격하는 능력이 있다고 드러난 정황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반면 북한이 전파방해를 통해 전자전을 수행할 역량을 보여왔고, 특히 사이버 공격은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며, 우주공간에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은 사이버 공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