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T1) 입국장 인근에 백색가루가 담긴 손가방이 발견돼 경찰 등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8시40분경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서편 출입문에서 손가방이 장시간 놓여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공항에서는 주인 없는 가방, 수하물이 발견되면 즉시 대테러상황실에 신고해야 한다. 이는 가방 안에 폭발물 등 테러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고자는 공항 내 주차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인천공항경찰대와 인천공항 폭발물처리반(EOD) 대원들은 현장으로 긴급 출동했고, 일반 승객들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주변에 질서유지선 까지 설치했다.
EOD 대원들이 방사선을 이용한 특수 장비로 의심 가방의 엑스레이(X-ray) 판독을 실시했는데, 안에는 6개 봉지에 나눠 담긴 백색가루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색가루의 양은 610g씩 3.6㎏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연히 마약 등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항당국은 성분조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당일 오전 10시30분경 가방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캄보디아인 B씨가 나타났다. 그러나 공항 당국의 성분조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즉시 인계할 수는 없었다. 이튿날 조사 결과 백색가루의 정체는 '캄보디아산 분유'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수하물 가방이 발견된 지점의 CCTV를 확인한 공항 당국은 이날 오전 한 여성이 이곳에 가방을 놓고 버스를 타는 장면을 포착했고, 상황이 벌어진 이후 B씨가 분유의 주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당일 캄보디아에서 입국한 여성 A씨는 국내에 거주하는 같은 국적의 B씨에게 분유를 전달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가 개인적인 이유에서 제시간에 공항 도착하지 못했고, B씨를 기다리던 A씨는 가방을 방치한 채 공항을 떠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전화로 가방을 내려놓은 장소를 B씨에게 알려줬고, B씨가 가방을 찾기 위해 공항에 도착하기 전 이 같은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