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봄꽃은 ‘눈치도 없이’ 피었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유명한 장소의 경우 입장을 통제했다. 이에 집 근처에서 봄을 느낄 수 있는 명소들을 찾아보았다. 비교적 한적하고 도심과 가까운 숨은 봄꽃 명소를 소개한다.
봄내음 가득한 옛 정취
봄이 떠나는 것을 붙잡고 싶다면, 서래섬으로 가보자. 서래섬은 서울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강변에 만들어진 작은 인공 섬으로 유채꽃이 5월에 절정에 다다른다.
유채꽃은 2월부터 제주에서 피기 시작해 남쪽 지방을 지나 5월에 서울에 닿는다. 제주의 유채가 이른 봄이었다면, 서울의 유채는 마지막 봄인 셈이다. 서래섬 바로 옆으로 한강이 흐르고 있어 꽃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제주 못지않은 풍경이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 등 4대 궁궐과 종묘 일대에서는 개화시기가 서로 다른 매화와 앵두, 살구, 벚나무 등의 봄꽃들이 앞 다퉈 피어나면서 아름다운 전통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고유 식생환경과 다양한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정비 완료한 조선왕릉 산책길 곳곳에서도 산수유, 매화, 복사, 진달래, 앵두, 모란 등 아름다운 꽃나무와 들꽃이 봄의 기운과 더불어 하루가 다르게 피어난다.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5월 말까지 이어지는데 봄꽃 개화시기에 궁궐과 조선왕릉을 답사하면 향긋한 봄내음 가득한 고풍스러운 옛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만개한 유채꽃 산책로
충북 단양군은 단양강(남한강)을 찾는 지역 주민을 위해 대규모 봄꽃 정원 사업을 추진했다. 단양읍 상진리 장미터널부터 잔도 입구까지 1.2㎞에 1만1240㎡ 규모의 유채꽃씨 파종을 4월에 완료해, 5월 말 또는 6월 초 만개한 유채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천군 서천읍은 4월 공원산 일대에 다양한 봄꽃을 식재해 주민을 위한 꽃동산을 조성했다. 새롭게 튤립 수종 6000여구를 식재해 주민들이 공원산을 산책하며 봄을 느끼도록 했다. 주요 식재 튤립 수종은 아펠톤, 스트롱골드, 시네다아모르, 해피 등으로 서천중학교 뒤편 공원산 진입로부터 공원산 중심부 산책로까지 화단을 조성했다.
전남 목포시의 삼학도에 형형색색 봄꽃들이 만발했다. 개화기를 맞아 꽃망울을 터트리며 튤립이 삼학도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삼학도는 계절마다 피는 꽃과 함께 수선화 · 산수국 · 원추리 · 가우라 등 7만여 그루의 초화류와 왕벚나무 · 산딸나무 · 이팝나무 · 단풍나무 · 동백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있어 어떤 시기에 방문해도 만개한 꽃무리를 만날 수 있다.
봄을 대표하는 튤립
한국수목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은 5월30일까지 ‘2021 국립세종수목원 지역상생 봄꽃 기획 전시’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는 ‘너도 봄, 나도 봄’이란 주제로 봄꽃과 함께 하는 특별전시, 문화공연, 교육 ·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이 기간 동안 사계절전시온실 특별전시온실에서는 ‘오늘의 기분은 행복’이라는 주제로 봄꽃과 테마정원을 조성해 동화 속 한 장면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특별전시온실 중앙에서는 SBS A&T와 공동주최하는 미디어아트 특별전이 열려 특별전은 아날로그 정원과 디지털 아트가 어우러져 신비한 공간을 선보인다.
사계절전시온실 중앙홀에서도 ‘숨 쉬러 나가다’라는 주제로 허윤희 작가 초대전이 열려 ‘나뭇잎 일기’ 700여 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16m 높이로 설치된 전시장 외벽에서는 목탄 드로잉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사계절 꽃길에서는 봄을 대표하는 튤립과 수선화, 무스카리 등 6만 본의 꽃길이 조성돼 관람객을 맞이하며 축제마당서는 문화행사로 클래식&전통음악 앙상블 음악회, 어린이날 특별공연, 음악 토크콘서트 등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