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24) - 문수산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문수산이다. 개인 사정으로 어제 동기 산행에 불참, 집사람이 강화도 고려산의 진달래 축제가 볼만하다 하여 일요일 고려산 산행을 계획한지라 아침을 먹고 강화로 차를 몰았다. 차를 몰며 주차장 검색을 하던 중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려산 축제가 취소되었으며 4월 10일부터 등산로도 폐쇄되었다는 보도에 강화도 입구의 문수산으로 급히 장소를 변경하였다. 


문수산은 김포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문수산성은 숙종 때 강화유수가 강화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축성하여 12년이 지난 숙종 20년(1694)에 완성한 산성이다. 조선 말기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 치열한 격전을 치른 곳으로도 유명하다.


강화도로 휴일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지 차량이 많아 차 길을 따라 서행하다가 강화대교 진입 직전에 우측으로 빠져 문수산 산림욕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등산로를 확인하며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문수산 숲은 아래쪽에 산림욕장과 캠핑 장이 있을 정도로 수목이 울창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휴식하기 좋은 편의 시설들이 많아 정말 가족과 휴양하기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울창한 소나무와 전나무 숲을 지나 오르는 길도 봄날의 화창함과 막 돋아나는 새순들의 초록으로 싱그럽다. 


가족과 친구, 연인인듯한 사람들끼리의 산행 인구도 제법 많다. 화사한 옷차림과 화창한 날씨, 계곡의 청량함과 다양한 초록을 만끽하며 오르다 보니 능선에 오르고 어느 정도 오른 능선에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강화대교와 강화도, 그리고 바다도 보이기 시작한다. 눈앞의 소나무에는 솔 순이 벌써 한참을 올랐다. 


솔 순을 보면 고교 국어 시간에 선생님이 문설주에 기대어 읽어주시던 박목월 시인의 ‘윤사월’ 시도 생각난다. 그때의 청춘을 신록이 소환시켜 주는 듯 정겹기도 하다. 


가져온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힘을 내어 정상을 향하니 능선 길을 따라 성곽이 보인다. 문수산성을 복원하는 중이라는 안내문도 보이고 성곽 밑으로는 철쭉꽃이 만발하게 피었다. 


만개한 철쭉을 바라보며 위쪽의 성곽 옆으로 난 싸리꽃과 복숭아꽃의 화사함도 즐기며 오르는 능선 중간에는 시원한 막걸리 주막도 보인다. 주막을 지나면서 헬기장도 보이고 한옆에는 문수 제단이라는 조그마한 제단도 있다. 아마 시산제라도 지내는 모양이다.


꽃 감상을 하며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이다. 문수산 정상, 해발 376m라 쓰인 표지석에서 사진 한 장 찍고 그 뒤에 있는 문수산성 장대에 들어가 본다. 장군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지휘하던 장대라는데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사방이 탁 트인 게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자격은 충분한 걸 알겠다. 특히 북쪽으로는 한강하구가 전부 보이며 북한지역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북한이라는 관심이 자꾸 북으로 향하게 되고 북쪽으로 갈수록 한강 건너의 코앞의 북쪽 땅이 넓게 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화창하여 미세먼지도 별로 없다는데 화창한 날씨에 보인다는 송악산과 개성이 아스라하다. 전망대에 올라 북쪽을 바라다보는 마음은 미묘하다. 이리 가까웠던가 하는 마음과 저 멀리 개성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도록 망원경이라도 설치해 놓았으면 좋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 뿌연 운무가 갑갑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 읽은 <2050 거주 불능지구/데이비드 윌러스 웰즈>라는 책에 의하면, 인류가 화석 연료를 태우기 시작하면서 지구 온난화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기온이 4도 올라가면 2003년 유럽에서 하루 2000명꼴, 그해 여름 3만 5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살인적인 폭염(暴炎)이 일상적인 여름 날씨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지구 온난화로 2050년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미세먼지도 결국 인류가 만든 온난화의 한 현상으로, 지상에서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면 지난 25년 동안 전 세계에서 배출한 온실가스와 맞먹는 온실효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추정된다.  지난 25년 치 배출량이면 인류가 지금까지 배출한 총탄소량의 절반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기에 지질학에서는 현재의 지질시대를 ‘인류세’로 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EBS 다큐멘터리 방송에 의하면, 공식적으로 현재의 지질시대는 신생대 제4기 ‘홀로세’다. 홀로세는 약 1만1700년 전에 시작되었다. 그런데 인류에 의해 지구가 짧은 시간 급격히 변했기 때문에 홀로세와 구별되는 새로운 지질 세대를 인류세로 명명하자는 것이 인류세 담론의 핵심이다.


사회 경제적 변화와 지구 자료들은 산업혁명부터 1950년 직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1950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는데, 이를 ‘거대한 가속’으로 명명했다. 이 ‘거대한 가속’은 지구시스템의 변화비율을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밀어붙였고, 결국 지구시스템은 홀로세의 안정적인 상태를 벗어나, 앞으로의 가속은 누구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지구까지 좌지우지하는 인류의 횡포 앞에서, 또한 인류가 만든 이념으로 인한 분단 때문에 많은 고통을 나누고 있는 우리의 산하를 바라보며 쓸데없는 상념으로 북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내려오는 길은 문수사를 지나는 제2 등산길을 택했다. 문수사는 조용했다. 조용한 숲길에는 등산객이 거의 없이 호젓하여 산새 소리도 들린다. 내려오다 길을 잃었나 길이 보이지 않는다. 모노레일의 선로를 따라 거친 산길을 한참 내려오니 전방 해병대의 유격장이 보이고 그 옆으로 등산로라는 표시가 있다.

 


집사람이 길옆에서 엄나무를 알아보고 엄나무 순을 딴다. 봄에 나오는 나물로는 엄나무 순 나물이 제일이라며 횡재했다고 가시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엄나무는 음나무라고도 하며, 그 많은 단단한 가시로 자신의 순을 동물이 못 먹게 지키면서도 엄나무가 자라면 그 가시가 무뎌진단다. 


숲 해설가 남영화 씨의 책, <숲에서 한나절>이라는 수필집에서 읽은 인상적인 구절을 다시 떠올려 본다. 


“사람도 나이 들면 가시를 무디게 할 줄 알아야 한다. 내 속의 헛된 바람들과 과도한 열망들이 만든 가시,  살아가면서 내 안의 가시를 무디게 하고 더 많은 것들을 포용하고 너그러워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엄나무처럼 나이 들수록 내 안의 가시를 무디게 하고 세상에 날을 세우는 대신 점점 더 너그러워지는 지혜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유격장을 빙 돌아 내려온 곳은 성동저수지, 저수지 옆에는 캠핑 장으로 텐트와 캠핑 차량으로 만원이다. 저수지를 둘러싼 신록의 풍경과 바닷가 특유의 바람이 어우러진 김포 문수산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 노상에서 파는 강화 인삼 막걸리를 한 병 샀다.

 

집에서 문수산 엄나무 순 나물과 강화 인삼 막걸리로 오늘의 산행을 집사람과 기념해야겠다. 지구는 황폐해지더라도 생명은 어떻게든 진화하며 환경에 적응하겠지만, 인류가 만든 온난화와 플라스틱 쓰레기 속에서 지구 생명의 삶은 어찌 될 것인가?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플루미스트 국내 허가 간담회...'비강 스프레이형' 독감 백신, 韓 상륙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약독화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인플루엔자생바이러스백신, 이하 플루미스트)’의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27일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개최했다. 플루미스트는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지난 4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4개월 이상에서 49세 이하의 소아 및 성인에서 이 백신에 함유된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들 및 인플루엔자 B형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인플루엔자 질환의 예방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김윤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인플루엔자 예방의 새 패러다임, 플루미스트 국내 허가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윤경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초래하는 질병 부담을 설명하며, 이를 줄이기 위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플루미스트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0억 건의 감염을 일으키며, 이 중 300~500만 건이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고, 최대 65만 명이 사망에 이르는 등 상당한 공중보건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하며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신장 7배 커진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 로봇 신장이식 아시아 첫 성공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국내 의료진이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7배나 커진 환자에게 로봇을 이용하여 비대해진 신장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공여자의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성공한 건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세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신성·김진명 교수팀은 16일(월)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인한 신장 비대로 만성 신부전을 앓던 이가영 씨(여, 24세)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했다. 모든 수술은 배꼽 주변으로 낸 1cm 구멍 3개와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의 절개창을 통해 이뤄졌다. 이 씨는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이며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씨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증후군을 앓았다. 다낭성 신증후군은 신장에 셀 수없이 많은 낭종이 발생해 신장이 최대 축구공만큼 커지는 유전 질환이다. 1,000명 중 한 명꼴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 대부분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진다. 보통의 만성 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을 할 때 기존 신장을 그대로 두지만,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는 기존 신장을 떼어내야 한다. 이미 신장이 비대해진 상태이므로 새로운 신장이 들어올 공간을 확보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

더보기
숏폼과 밸런스 게임까지 MZ 겨냥 콘텐츠 제작... 문화재 공공콘텐츠의 새 지평 열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공공디자인 전문기업 오세이프가 국립고궁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문화재 공공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오세이프는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하는 문화재 콘텐츠가 유튜브 누적 조회수 7만 회를 돌파하며 박물관 콘텐츠 전략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짧고 강렬한 숏폼 영상부터 황당하지만 재치 있는 밸런스 게임, 왕실 유물을 굿즈로 표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까지 문화재 콘텐츠의 형식을 탈피한 시도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Z세대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면서 ‘감다살(감이 다시 살아났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이프는 지난 5월부터 국립고궁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3가지 시리즈의 유물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 첫번째 시리즈는 숏폼 영상 ‘조선시대에는 이랬다!’로, 총 6편이 공개됐다. 1편 ‘9살에 성대간 썰 푼다’는 효명세자의 성균관 입학 장면을 그린 유물 ‘왕세자입학도’를 통해 당시 왕실 교육 문화를 재미있게 전달한다. 이어진 시리즈에서도 왕실의 ‘스드메’부터 연회 음식, 조선시대 고급 보자기 ‘봉황문인문보’ 등을 소재로 조선시대 생활상을 현대적 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