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KF-X는 그동안 전투기 개발 사업명인 KF-X로 불리다가 지난 4월 9일 출고식을 기점으로 ‘KF-21 보라매’라는 공식 명칭을 얻게 됐다. 국내 개발·생산 전투기에 붙이는 K, 전투기를 의미하는 F,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마치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데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는 고정익 항공기로는 2001년 고등훈련기 T-50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한국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4.5세대형 전투기 KF-21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KF-21은 독자적인 성능개량이 가능하고 국내 개발한 무장체계를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을 장착할 수 있는 데다 향후 부품 국산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 운영 유지비 절감은 물론 높은 가동률을 보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우리 공군의 중추가 될 KF-21 보라매는 ‘기술독립’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KF-21 보라매는 공군의 노후 전투기 F-4, F-5 등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4.5세대형 전투기다. 공군의 노후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할 KF-X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국내 기술진이 주도했다. 공군의 독자적 전투기 개발 운용 · 역량 강화를 목표로 개발에 착수한 뒤 20여 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KF-21은 동체 길이 16.9m에 날개 길이 11.2m이며 음속의 1.8배에 달하는 비행속도와 7.7톤 무장탑재력으로 전천후 기동성·전투능력을 갖췄다. 공중 교전은 물론 육로와 해로를 통한 침투세력의 무력화와 원거리 방공망 타격까지 다양한 작전 수행도 가능하다.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피탐 설계’가 적용돼 부분적인 스텔스 기능을 가졌다. 전투기의 눈이라 불리는 AESA 레이더는 약 1000여 개의 송수신 모듈을 독립적으로 작동시켜 목표물을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할 수 있다.
2017년 무기체계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KF-21의 생산유발 효과는 24조원이고 기술파급 효과는 49조 원으로 예상된다. 개발비 8조8천억 규모의 스텔스 전투기 ‘보라매’는 대한민국 군 역사 이래 최대 무기 개발사업으로 기술과 개발 의지를 모아 국산화율 65%를 달성하고 수십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여 무기개발 사업의 신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KAI가 국방과학연구소와 1~2차 협력업체 고용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 5년간 1만명이 넘는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2020년 약 2500명 신규 고용으로 실업률 완화에 기여했다. KAI 관계자에 따르면 취업유발효과는 2028년까지 11만 명이며 경제적 효과는 2조1000억 원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KF-21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10만 개의 일자리와 5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다.
文대통령 “기술독립 이뤄”
2009년 F-15K 전투기 1차 도입 당시 한국은 록히드마틴에게 야간 정찰 장비 ‘타이거아이’ 10여 대를 구매했다. 훗날 문제가 발생해 수리를 요구하자 록히드마틴은 해당 부품 생산이 중단됐다는 이유로 도입 초기와 비교해 6배나 오른 부품 가격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힘들게 들여온 미국 전투기는 AS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1대당 1,000억 원을 들인 F-35A가 미국이 보안상 전력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까다롭게 요구하여 한국 공군 수뇌부는 전투기 실제 모습을 보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발생했다.
특히 우리 예산으로 구입했지만 주력 전투기 KF-16과 F-15K에 대한 운영 권한이 없어서 고장이 발생해도 핵심 부품을 건드리지 못하고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했으며, 이런 미국의 갑질은 수리비와 성능 개량 비용에 대한 과도한 청구 비용으로 확연히 나타났다.

지난 2014년 한국이 미국 항공우주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으로부터 F-35A를 7조4000억 원으로 40대 도입하고 그 대가로 록히드마틴은 핵심기술 이전과 함께 군사통신위성도 제공해주기로 약속했지만 미국은 일방적으로 기술이전을 거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F-X 생산공장에서 열린 KF-X 시제 1호기 출고식 기념사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갖게 됐다. 우리가 필요한 시점에 언제든 제작해서 실전에 투입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부품을 교체할 수 있고 수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AESA 레이더를 비롯한 최첨단 항전 기술을 ‘KF-16’, ‘F-15K’와 같은 기존의 전투기에 적용하여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며 국산 전투기가 갖는 장점에 대해 강조했다.
美 CNN, 한국 성과 호평
미국 CNN은 “한국은 자체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를 출시해 군사 항공 거인의 독점적 클럽에 합류하고, 최고의 수출 동력 및 일자리 창출을 희망하는 52억 달러 규모 프로그램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KF-21에 공대공 미사일, 공대지 미사일은 물론 공중발사 순항미사일까지 장착될 것이라면서 KF-21의 65%만이 한국산이지만, 항공기 생산에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은 한국엔 중요한 성과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