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15일, 가장 늦은 한파주의보 발효
지난 21~22일, 서울 27.5도 등 초여름 날씨
전문가 "이변으로 보기 어려워, 일상 현상"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늦은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더니 곧이어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는 현상이 1주일 사이에 발생해 이상기온이 아니냐는 궁금증이 생기고 있다.
기상청은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들이 연이어 나타난 것일 뿐 이상기온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24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4~15일은 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지면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늦은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일부 산간 지역은 영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인 지난 21~22일은 서울이 최고 27.5도를 기록하는 등 30도에 가까운 초여름 더위를 보였다. 평년의 6월 하순에 해당하는 기온으로 두 달이나 빠른 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시민들은 변덕스러운 기온과 큰 일교차를 이상기온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옷을 따뜻하게 입었는데 갑자기 더워져서 생활하기 불편했다"며 "점차 봄과 가을이 짧아지는 것 같아 아쉽고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아이가 감기에도 걸렸다"고 전했다.
경기 수원에 사는 20대 이모씨는 "급격한 날씨 변화가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매년 이상기온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일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우선 역대급 한파주의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한파에 영향을 주는 대륙 고기압이 바이칼호 눈 덮인 지역에서 발달하는데 4월 하순 지나야 녹기 시작하면서 그쪽 지역 냉각이 덜 된다"며 "봄철에 말하는 꽃샘추위가 이 시기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기온이 일시적으로 하강한 것으로, 이번 한파도 일종의 꽃샘추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더위와 관련해선 "봄철에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데 태양 에너지에 의해 지면은 금방 가열이 돼 기온이 올라가는 시기"라며 "겨울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현상을 이변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 연이어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한파특보가 점점 늦어지는 것과 관련, 한파특보 발효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며 매해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파에 영향을 주는 대륙 고기압이 발달할 수 있는 시기가 4월 중순"이라며 "이번 한파의 경우는 영하로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아닌 전날에 비해 10도가 떨어져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것"이라고 말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과장은 "저기압과 고기압은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2~3일이면 정상 기온을 회복한다"며 "이번 한파도 이런 부분 때문에 잠시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