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 사람】 《식물, 세계를 모험하다》

URL복사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전략으로 지구를 누빈 식물의 놀라운 모험담

식물이 바꾼 놀라운 세상

 

[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  식물은 어떻게 전 세계를 항해했을까? 혹독한 기후의 외딴섬에서 어떻게 생명력을 얻었을까? 인간이 떠난 재앙의 땅에서 어떻게 생존했을까? 자신의 씨앗을 운반해줄 동물을 어떻게 설득했을까? 지질시대를 넘나들며 어떻게 여행에 성공했을까? 

이 책은 그 해답을 식물의 세계가 담긴 시적인 수채화와 함께 소개한다.  

 

이동과 정착을 넘어 정복하다

 

식물은 동물보다 더 민감하게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자기 의견을 확실히 전달한다. 또한 식물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심지어 열악한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 어느 식물은 이동과 정착을 넘어 그곳을 정복해냈다. 


1986년 원전 사고 이후, 아무것도 살지 못할 것 같던 체르노빌 출입통제 구역에서 식물은 ‘방사성 핵종 흡수’라는 불가능한 위업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칠리아섬 활화산 출신의 어느 금방망이속(ragwort) 식물은 척박한 토양에서 얻은 생존력을 무기로 한 세기만에 옥스퍼드대학교 도서관의 벽을 점령하고 ‘옥스퍼드 래그워트(oxford ragwort)’라는 별칭을 얻는다. 


작가는 식물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한 예로, 이탈리아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인 토마토는 중남미 지역에서 건너온 ‘이민식물’이다. 노란색 열매로 사람들의 불신을 샀던 토마토가 빨간색 외피를 입고 사랑받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구의 뛰어난 여행자’ 식물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아름다운 외모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간 ‘악성 침입 외래종’ 부레옥잠이 단적인 예다. 

 

‘시간 여행자’ 식물이 건네는 힌트


아보카도는 어떻게 큼지막한 씨앗을 갖고도 지금껏 살아남았을까? 약 1만 3천 년 전 커다란 씨앗을 삼켜줄 거대 동물이 사라진 후, 아보카도는 위기를 맞는다. 임시방편으로 날카로운 이빨과 단단한 턱을 가진 재규어의 도움을 받던 이 식물은 이후 열매를 맛본 인간의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렇게 인간과 섣불리 제휴한 아보카도는 현재 ‘씨 없는 열매’가 될 위기에 봉착했다. 작가는 오랜 세월을 버텨온 식물이, 신종 곰팡이 변종에 속수무책이 된 ‘씨 없는 바나나’처럼 생존의 위협을 받을까 염려한다. 


식물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캠벨섬의 어느 가문비나무도 마찬가지다. 뉴질랜드 남극 연안에 위치한 캠벨섬은 태양이 거의 비치지 않으며 차디찬 날씨에 잦은 비와 세찬 돌풍으로 사람이 정착하기 힘든 무인도다. 


20세기 초 어느 영국인이 이곳에 나무를 심었다. 나무들은 혹독한 기후에 모두 쓰려졌고, 시트카 스프루스(sitka spruce)라는 가문비나무속 종만 홀로 살아남았다. 이 나무는 이후 특별한 증인이 됐다. 


핵실험에서 비롯된 방사성동위원소 탄소-14의 최고값이 나무의 나이테에 남아 있던 것이다. 북반구에서 이뤄진 핵실험의 영향이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이자 완전히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인류세 시작점의 단서가 됐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지식의 균형을 맞추면서도, 어려운 과학 용어 대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며 독자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전 세계를 아우르는 흥미진진한 구성으로 과학 독자는 물론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종횡무진 지구를 누빈 식물의 일대기는 우리에게 거대한 생태계에서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지 되새기게 한다. 그리고 식물의 눈으로 본 세상은 꽤 매력적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대통령실, 비상계엄 가담 경호처 본부장 5명 전원 대기발령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대통령실은 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대통령경호처 본부장 5명을 전원 대기발령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오늘자로 인사위원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경호처 본부장 5명을 전원 대기발령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는 새 정부가 들어선 데 따른 인적 쇄신과 조직 안정화를 위한 조치이며,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열린 경호, 낮은 경호의 실행”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12·3 내란 과정에서 경호처는 법원이 합법적으로 발행한 체포영장 집행과 압수수색을 막으며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며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해야 할 국가기관이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병으로 전락해 많은 공분을 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경호처는 추가 인사 조처가 있기 전까지 당분간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비화폰 서버 확보도 진행하냐’는 질문에 “방침이 정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해야될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허락을 내주거나 영장이 오면 응하는 것이지 우리가 해주는 주체가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경제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