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21 (수)

  • 맑음동두천 -5.9℃
  • 맑음강릉 -0.6℃
  • 맑음서울 -7.0℃
  • 맑음대전 -3.0℃
  • 맑음대구 -1.7℃
  • 맑음울산 -0.9℃
  • 구름많음광주 -1.9℃
  • 맑음부산 0.6℃
  • 흐림고창 -4.1℃
  • 제주 1.1℃
  • 맑음강화 -6.9℃
  • 맑음보은 -4.1℃
  • 맑음금산 -3.1℃
  • 흐림강진군 -2.1℃
  • 맑음경주시 -1.3℃
  • -거제 0.9℃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국립현대미술관, 최초 ‘개를 위한 전시’ 화제

URL복사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展
·25일 온라인, 29일~10월 25일 전시
·국내외 작품·퍼포먼스·영화 등 18명(팀) 20여점 선보여
·현대사회에서 ‘반려’의 의미를 묻는 개 동반입장 전시
·수의사, 조경가, 건축가 등 전문가 협업으로 개 중심 공간·작품 구성

 

‘반려’의 의미가 중요해졌다. 1인 가구도 늘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가정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도 우리나라 전체의 약 30%에 이른다. 이런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듯, 국립현대미술관이 ‘반려’의 의미를 묻는 최초의 ‘개를 위한 전시’를 기획해 주목받고 있다.

 

전시명은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2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전시된다. 이미 25일 유투브로 선공개하면서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간 개들의 출입을 금지해온 미술관, 그중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이 반려견을 관람객으로 초대했다. 문호를 ‘동물’에게까지 개방한 것은 흥미롭고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담당 학예사도 기획안을 제출할 당시, 전시 심의를 통과해서 진짜 전시로 실행될 거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용희 학예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얘기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개를 실제로 데리고 갈 수 있는 장소는 한정적”이라며 “가족이 될 수 없는 반려동물을 생각하면서 미술관이 얼마나 열린 공간이 될 수 있을지 실험해보았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이 아닌 비인간에 대해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이자, 과연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반려문화를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소 도전적인 시험이기도 한 전시이다. 이는 반려인들에게는 반려견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는 전시임이 분명하다.

 

이번 전시에는 퍼포먼스와 스크리닝(영화)이 함께 한다. 또 난생처음 펼쳐지는 반려견을 위한 전시의 성공을 위해 미술작가 이외에 수의사, 조경가, 건축가, 법학자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설채현, 조광민 수의사는 돌물 행동 및 감정, 습성에 대한 자문을, 김수진 인천대 법학부 교수는 법률자문을, 김경재 건축가는 개를 위한 건축과 조경을 맡았다. 김은희 독립큐레이터는 스크리닝(영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주제는 ‘인류세-광장’ ‘고통스러운 반려’ ‘소중한 타자성’ ‘더불어 되기’ ‘자연문화’ ‘자기중심적 세계(Umwelt)’ 등이다. 보통 사람들은 인간이 개를 변화시킨다고 믿는다. 하지만 해러웨이(Donna Haraway)를 비롯한 여러 분야 학자들은 인간과 개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말한다.

 

 

전시에는 참여작가 13명(팀)이 신작 7점을 포함해 설치, 조각, 애니메이션 등 작품 20점을 내놓았다.

조각스카웃은 도그 어질리티 경기(개와 인간의 협동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오브제들과 개들이 식별할 수 있는 색(노랑, 파랑 기준)과 추상 조각에서 돋보이는 요소들에서 작품의 형태를 빌어온 작품들을 만들었다. 권군 작가는 “놀이터이기도 한 추상적 조각들을 만들면서 개들이 미술관 앞마당에서 낯선 경험도 하고, 또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권도연은 오랜 시간 북한산에서 관찰한 들개를 사진에 담았다. 인간에게 길들여졌던 반려견이 세대를 지나 들개가 되어 북한산 위에서 야성을 내뿜는 모습은 인간과의 관계맺음 혹은 길들여짐을 자의건 타의건 거부한 채 독립적 개체로서의 당당함을 느끼게 한다.

 

김용관 작가는 개를 위한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알아둬, 나는 크고 위험하지 않아!’란 작품명을 붙였다.

김 작가는 “2,3세 아이들처럼 개들도 처음보는 물건을 관찰하다가 본래의 용도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갖고 노는 것으로 안다. 작품이 크고 낯설어서 무서워할 수도 있지만 다가와서 냄새맡고 만져보고 굴리기도 하고 올라가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의미를 붙였다. 작품 ‘푸르고 노란’과 ‘다가서면 보이는’는 적록색맹으로 빨간색과 녹색을 보지 못하고 파란색과 노란색만 보는 개를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숲의 다채로운 녹색을 느끼지 못하는 개를 위해 작가는 녹색이 아닌, 파란색과 노란색을 이용해 자연을 느낄만한 작품을 내어놓고, 파랑과 노랑 그라데이션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건축가 김경재는 아예 개들이 편하게 이용할만한 거실 가구를 만들었다. 그에게 공간은 관계를 보여주는 도식(diagram)인 만큼, 이 전시에서는 인간과 개의 관계를 ‘건축’을 통해 보여주는 도식이 된다. 가구들의 다리를 싹뚝 잘라서 개가 폴짝 뛰어다니고 앉을 수 있는 아주 낮은 거실 작품 ‘가까운 미래, 남의 거실 이용방법’(2020)을 만들었다. 사람이 앉기에는 무릎도 아프고 불편하기 그지 없다. 또 개들을 위한 회의실도 한켠에 마련되어 있다.

 

 

작가 정연두는 동물 사료를 배합한 재료로 영웅견 군상을 만들었다. 1925년 알래스카 극한의 추위에 전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개썰매를 끌어 면역 혈청을 옮긴 영웅견 스토리를 토대로 ‘토고와 발토-인류를 구한 영웅견 군상’(2020)을 세웠다. 개들이 좋아하는 연어, 치즈 등 사료로 만들어 미술관에 방문한 개들은 이 작품 가까이 코를 킁킁대며 다가와 영웅견 군상을 우러러보게 된다. 전염병의 위기가 동물로부터 왔다는 점과 동물이 인류를 구한다는 역설적 병치가 이 작품의 아이러니다.

 

 

반려견이 사람을 가장 감동시키는 것은 그들의 끝없는 기다림과 충성, 사랑스러움이 아닐까. 런던 첼시앤웨스트민스터 병원 공모전에 당선된 프로젝트 ‘기다릴 수 없어’(2017)는 엘리 허경란이 동물 병원 대기실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다양한 캐릭터의 개들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말하자면’(2012)은 런던 햄스테드 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 방문객들의 반려견들이 주인을 한없이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반려의 의미, 그 경계를 넘나드는 개들의 순수함 등 미묘하고 복잡한 여러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끝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반려견을 보면서 ‘반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반려견들의 순수함과 미묘하고 복잡한 여러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조경가 유승종은 ‘모두를 위한 숲’(2020)을 전시장에 조성했다. 그림 같은 관조의 숲이나 공원 같은 공간 대신, 작가가 철저히 만들어낸 인공 숲을 반려인과 반려견이 즐겁게 다니게 된다. 하지만 알고 보면 나무 조각, 낙엽 등 인위적으로 옮겨온 구성물들과 진짜 식물이 함께 하는 혼성의 공간이다. 작가는 한정된 공간 안에 이질적인 자연을 만들고, 냄새와 소리, 공기, 분위기, 천정에서 떨어지는 빗물 등 종합적인 하나의 시스템을 이식했다. ‘자연은 무엇인가’ ‘숲은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다.

 

 

소련 우주선 스푸트니크 2호에 실려간 개를 3D 모션그래픽으로 만든 김세진의 ‘전령(들)’은 다른 종에 대한 인간의 오만과 우주를 향한 식민주의적 욕망을 비판하고, 데멜자 코이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애완동물을 디자인하는 과학자 이야기를 담은 비디오 ‘브리오’로 인간중심주의와 애완 소비문화를 비튼다.

 

 

한느 닐센과 비르기트 욘센(덴마크)은 카메라를 장착한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산책을 기록한 2채널 영상작업 ‘보이지 않는 산책’(2016)을 선보였다. 또 영화 ‘정글북’을 재해석한 데이비드 클레어보트의 애니메이션, 베아테 귀트쇼의 사진 등도 출품됐다.

 

전시 외에 김정선과 김재리, 남화연, 다이애나밴드, 양아치, 박보나 작가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장뤼크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 데릭 저먼의 ‘블루’, 안리 살라의 ‘필요충분조건’ 등 3편의 영화도 상영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제껏 미술관에 온 적 없는 ‘반려동물 개’를 새로운 관람객으로 맞이함으로써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랬다”고 밝혔다.

관람을 위해서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02-3701-9587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 부여에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 있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음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에 대해 “저는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예를 들면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송치됐다. 간단하게 물어보면 된다. 이 경우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경찰로 (사건을) 다시 보내고 가는 데 이틀, 오는 데 이틀 걸리면 (공소시효가)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수사권) 남용의 가능성을 없애고 남용의 여지가 없게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에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그런 것 정도는 해 주는 것이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예외와 안전장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함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수사와 기소는 분리해야 한다”며 “기소하기 위해 수사하거나 수사를 합리화하기 위해 기소해 안 되는 것을 알면서 가짜 증인 압박해 유죄 만들면 안 된다. 이것은 대원칙이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진

경제

더보기
구윤철 부총리 "한국경제 대도약 원년 과제 구체화"…상생·수출금융 투트랙 가동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한국경제 대도약 원년 과제를 구체화하면서 경제 운용 방향을 제시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21일 "2026년을 국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한국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과 전략적 수출금융 강화를 핵심 축으로 한 경제 운용 방향을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과제를 하나씩 구체화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 전략과 관련해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환류되던 경제외교 성과를 중소기업 해외진출 기회와 성장자본 공급 확대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진출 프로젝트에 대해 수출 금융 한도와 금리를 우대하고 대미 투자 프로젝트는 재정지원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상생금융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금융권이 협력사를 지원하는 상생금융을 1조원에서 1조70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겠다"며 "대기업이 상생협력을 위해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하는 금액에 대해 최대 10% 법인세 감면 인센티브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구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