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접촉하다는 의미의 ‘콘택트(contac)’에서 부정의 의미 ‘언(un-)’을 합성한 언택트란 용어는 ‘코로나 시대’ 삶의 방식을 논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개념이 됐다. 언택트는 소비 방식과 일상 뿐만아니라 사람의 생각과 정서마저 반영하고 바꾸고 있다.
물리적 거리와 연결의 필요성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지난해 4월부터 금년 3월까지 200만 건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바이러스 트렌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언택트 관련 온라인 언급량이 6만여건으로 약 3배 증가했으며, 특히 국내 확진자가 증가한 올해 2월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언택트는 소비자 구매 시스템에 적용되는 수준이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 전반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접목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다양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온라인을 통한 전시회와 공연이 늘어나고, 유명인들의 다양한 챌린지가 공유됐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화상 회의를 위한 대표 모바일 앱 전월 대비 상승 증가율이 3000% 이상으로 나타났고, 온라인 개학의 영향으로 교육분야에서의 비대면 학습 이용자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노션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사람간의 물리적 거리는 유지하되 개인 일상의 삶을 영위하고 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언제든 원할 때 서로를 연결 할 수 있는 ‘연결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언택트가 보편화되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단절 아닌 컨택트 시대의 진화
언택트 문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트렌드다. 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거나 파티나 쇼핑을 하는 세상은 낯선 풍경은 아니다. ‘혼밥’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을만큼 우리 사회는 개인화됐다. 집단주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물결을 통과하는 도중에 맞아들인 ‘코로나 시대’는 이 언택트 문화의 확산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접촉을 거부하는 삭막한 시대를 용인하는 것일까? 김용섭 트렌드 전문가는 최근 펴낸 자신의 저서 <언컨택트>를 통해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역사가 오프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인류를 진화시켜왔다면, 이제 온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오프라인과 병행시키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언컨택트는 단절이 아니라 컨택트 시대의 진화인 것이다. 우리가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하고, 더 효율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 사람이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연결과 교류가 되는 언컨택트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국 언컨택트 사회가 되어도 우리의 공동체는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