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6 (일)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유선태 작가, “용기와 신념으로 끝까지 정진해야죠!”

URL복사

-<꿈꾸는 오브제>전, 26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
-일상적 소재 재구성해 독창적인 작품세계 선보여
-지축만큼 기울어진 3m 여인 조각품도 출품



‘예술이란 무엇일까’. 중견화가 유선태(62)가 작업을 해오며 늘 가슴에 품고 살아온 이 주제를 풀어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꿈꾸는 오브제>(26일까지)는 그가 찾은 예술에 대한 해답을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과연 작가 유선태는 어떤 해답을 썼을까. 

사과, 축음기, 책, 시계, 이젤, 체스판, 굽은 나무...

<꿈꾸는 오브제>라는 전시명처럼 일상적 소재가 유선태 작가의 손을 거치면 멋진 예술품이 된다. 작가의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소재들이 작품으로 숨을 쉬며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생명체가 된 것이다. 유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여 캔버스에 재구성함으로써 현실을 초월한 고요한 시공간(時空間)의 세계로 이끌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2~3m 사이즈의 대형 작품인 ‘나의 정원’ 시리즈 속에는 흑백의 체스판 위로 장대한 폭포수가 쏟아지는 풍경이 보이는가하면, 그 사이엔 문과 계단이 있는 또다른 공간이 있다. 축음기와 책이 폭포수에 반응하듯 화폭 위에 날 듯 떠있는가 하면 아주 조그마한 사람과 또다른 풍경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큰 볼 속에 자연 풍경이 있는가 하면, 미국 달러 속에 마더데레사, 오바마, 자연이 함께 하며 돈의 이중적 속성을 풍자하기도 했다. 
바이올린과 색소폰, 여행가방, 지구본 위에 풍경을 입힌 ‘음악이 흐르는 풍경’과 ‘시간을 나르는 가방’을 보면 음악과 여행, 인생에 대한 사색을 즐길 것 같은 작가의 또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23.5도 기운 대형 여인상...깨달음 담은 ‘아하!’ 

‘세여인’  ‘문’과 같은 브론즈 조각을 거쳐 3m가 넘는 대형 여인상 ‘아하!’ 앞에서는 그의 조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만나게 된다. 

특히 120x120x330cm의 작은 여인상을 대형으로 만들었다는 ‘아하!’는 지구처럼 23.5도 기울어진 모습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며 스스로 자아를 재발견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깨우침과 시각을 바꾼 작품이 됐다고 말한다.

“처음 만든 대형 조각품인데, 이 작품을 만들면서 제 스스로가 영감을 많이 받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어요.” 



인생의 의미 담은 오브제들

수많은 오브제들은 작가의 인생을 말한다. 풍경과 포르테(f)를 담은 작품 ‘257개의 시간을 담다’ 속에는 수많은 오브제들이 보인다.  복주머니도 있고, 소반, 차주전자, 커피분쇄기, 찻잔, 청둥오리, 고무신, 하이힐, 축음기, 금붕어, 밥그릇, 의자, 물뿌리개, 난초, 분재, 등잔, 도자기, 바이올린 등 모두 그의 추억이 담긴 대상들이다. 

작가의 작품은 곧 자신의 삶 이야기다. 그가 살아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함께 한다. 현실과 함께 그의 과거 추억과 상상해낸 미래가 맛난 요리처럼 향기롭게 버무려졌다. 

혹시 ‘영향받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불교적인 것이에요. 예술이란 순간순간에 다가오는 것이 있고, 순간의 깨우침, 선(禪)의 깨우침 같은 것이 있지요.“ 

작가는 말이 죽어 글이 되듯이 '예술도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윤회적인 것'이라 본단다.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 그림은 더 이상 이전의 그림에 머물러 있지 않게 된다.   
“제 삶에 역마살이 끼었는지 몰라도 이사만 50차례 했어요.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삶도 불안정했지요. 정착해 살기 시작한 것은 최근 10년 정도에요.”
그의 작품 속에 벼룩시장에서 산 가방을 작품화 한 것은 바로 이런 그의 삶을 표현하는 도구다. 



작품 속 세가지 풍경

작가의 그림 속에는 세가지 풍경이 있다. 놓여진 풍경, 상상력을 동원해 만든 풍경, 인공적인 풍경이다. 그림 속의 폭포, 숲, 나무, 계곡 같은 풍경과 함께 있는 체스판은 림 속 체스판은 인공적인 풍경인 셈이다. 그리고 작가가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들이 그림 속에 부유하듯 배치되곤 한다. 

주요 오브제 퍼즐을 풀어보자. 그가 즐겨 그리는 사과는 윌리엄텔의 사과이기도 하고, 뉴튼의 중력의 법칙을 상징하는 사과이기도 하다.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는 디자인면서도 예술적이면서 가장 앞서가는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작품이다. 음악은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이화여전 출신) 덕에 늘 가까웠다고 한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문은 공간의 문인 동시에 시간의 문이기도 하다. 그가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동하고 싶어하듯, 그 문은 그 시간들을 자유롭게 오가게 하는 장치인셈이다.  그런가하면 굽은 나무는 작가가 “예술은 무엇인가?”라며 던지는 물음표이기도 하다. 



과거·현재·미래,  부유하는 작가의 자화상

작품 속의 또다른 비밀은 작품마다 작가 자신이 숨어있다는 것. 마치 대인국을 여행하는 걸리버처럼 아주 작은 사람이 작품마다 들어가있기도 하고, 회화 작품의 많은 작품의 프레임 위에  자전거를 타는 작은 사람 형상으로 함께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최윤이 큐레이터는 “동양과 서양, 외부와 내부, 건축과 자연 등의 이원적(二元的) 개념을 동시에 나타내는 장치”라며 “자전거 타는 사람은 작품 속의 시공간(時空間)을 여행하며 이원적으로 표현된 예술의 상반된 질서를 조율하고 서로의 균형을 찾아 삶의 순환을 보여주는 중재의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자신을 작은 모습으로, 또 자전거를 탄 형상으로 표현한 데 대해 물었다.
“제 자신은 아주 작은 사람이에요. 우주로보면 먼지 같은... 저는 그림을 좋아하는 작은 작가일 뿐이에요. 내 존재는 자연과 꽃, 책, 그림 사이를 끊임없이 다니는 것을 좋아하죠. 시장을 다니고, 골동품 가게를 다니고, 허물어진 곳을 돌아가니기도 좋아하지요.”
 

추억 실은 자전거...작가의 초상

자전거는 청소년기 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었다. 
자전거에 얽힌 일화를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아버지가 교육계에 계셔서 이사를 많이 했죠. 어려서 동물을 좋아해서 닭과 오리, 토끼, 강아지, 물고기를 키웠는데, 어항을 직접 만들었죠. 초등학교 시절이었죠. 나무판을 짜서 거푸집까지 만들었어요. 하루 20리(약 8km)를 걸어다니며 모은 버스비로 예쁜 강아지를 사기도 하고, 제 작은 세상을 만드는데 썼죠. "

작가는 14세에 아버지가 부임하는 고등학교의 관사로 이사하면서 키우던 닭 15마리를 팔아 자전거를 샀고, 이후 10년간 자전거는 그를 딸기밭으로도 낚시터로도 데려다준 친구이자 유용한 도구였다.  

예술은 ‘신념’의 힘으로  

어려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는 작가는 ”예술을 하게 된 것은 호기심 때문“이라 말했다. ”호기심이 생기는 이유,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예술이죠. 또 예술의 가치를 지니는지, 그 가치는 어떤 것인지 등을 늘 생각하고 노트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기름을 온몸에 바른 사람을 잡으려면 미끌미끌해서 잡기 힘든 것처럼 예술은 확인하기가 힘들다. ”분명한 것은 확신은 없지만, 예술에 대한 신념은 생기죠. 그 신념이 확신보다 더 중요한 힘이죠. 궁극적으로 내 신념으로 힘을 얻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 현실이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도 곧 신념이죠.“

작가는 마치 자전거를 계속 타듯, "붓을 들 힘이 있는 한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겠노라"고 고백했다. 
유선태 작가는 홍익대학교 석사 졸업 후 프랑스 파리 국립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외에서도 수십차례 전시회를 연 그는, 지난 3월에 열린 TEFAF마스트리흐트에 가나아트갤러리 대표 작가의 한 사람으로 참가해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80주년 기념식…"K-제약바이오 강국 도약 지금이 골든타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4일 서울 방배동 협회 회관에서 창립 8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광복의 해인 지난 1945년 조선약품공업협회로 출범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아, 산업의 뿌리를 되새기고 'K-제약바이오 강국'을 향한 미래를 준비할 계획이다. 기념식에는 정부, 국회, 유관단체를 비롯해 협회의 역대 회장 및 이사장, 제약바이오산업계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윤웅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은 “지금이 제약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협회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이끌어가겠다”며 “생태계 중심에서 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연구개발 투자가 새로운 혁신과 국부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한 건 물론 세계 수준의 R&D 역량을 가진 산업으로 성장했고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중요한 주체로 자리매김했다”며 “AI의 급속한 발전은 제약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우리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의 문을 열고 있다. 협회는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남양주 봉선사 ‘2025 반려견과 함께하는 선명상 축제’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0월 25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교구장 호산스님) 경내에서 진행되는 ‘2025 반려견과 함께하는 선명상 축제(주최: 남양주시불교연합회, 주관: 봉선사, 기획·운영: 마인드디자인, 후원:경기도·남양주시·보노몽·미앤펫)’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년보다 한층 풍성해진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어 참가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선명상 축제’는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국민 행복(치유) 프로젝트’인 ‘선명상’과 연계, 반려인과 반려견이 함께 명상·요가·강연·체험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복합 힐링 페스티벌이다. 지난해 열린 첫 행사 당시 1500여 명의 반려인과 시민이 참여하며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선명상’은 ‘선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안, 세계평화’를 주제로 불교의 ‘선(禪)’과 서양의 명상과학을 융합해 스트레스와 갈등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바로 마음 평안을 주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명상 치유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생명 중심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철학 아래 걷기명상 및 도그요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