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8 (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문화

영원한 청춘스타 신성일, 4일새벽 사망

URL복사

영원한 청춘스타, 506편 영화 주연, 상대역 118명
빈소,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영화인장, 6일 발인, 장지 경북 영천

[시사뉴스 이화순 기자]  한국 영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 신성일(본명 강신성일)이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81세.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남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았다. 3일 사망했다는 오보가 전해지기도 했으나 결국 4일 새벽 2시30분에 세상을 떠났다. 


신성일은 투병 중에도 지난달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고, 각종 방송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며 활동했다. 특히 지난 1일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신성일의 건강한 모습이 전파를 탔기에 믿기 어렵다는 대중의 반응이다. 


1937년 대구시에서 태어났다. 경북중·고교,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뒤 '맨발의 청춘' '초우' '만추' '안개' 등 506편의 영화에서 주연하며 60~70년대 청춘스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상대역으로 출연한 여배우는 118명에 달한다.


신성일이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빚쟁이들을 피해 서울로 무작정 상경한 때문이었다. 서울 생활 중 우연히 한국배우전문학원에 들어갔고, 신상옥 감독이 운영하던 ‘신필름’에 들어가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신상옥 감독으로부터 ‘뉴스타 넘버 원’이란 뜻의 신성일(申星一)이란 예명을 받게 된다. 성은 신상옥 감독의 성인 신(申)을 썼다. 


신성일이 하루아침에 탄생한 스타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사실 험난한 밑바닥 생활부터 올라온 배우이다. '로맨스 빠빠'가 크게 히트했지만 그후 4, 5년 동안 별다른 작품에 출연을 못한 그는 사무실에서 바쁜 신 감독을 대신해 전화를 받으며 인간 관계를 넓히는 내공을 쌓기도 했다.  


엄앵란과의 연애와 결혼은 당시 대단한 화제였다. 물론 결혼생활이 졸혼으로 이어졌고, 공개적으로 다른 여인을 사랑했었다고 밝혀 가족에게 상처를 주긴했지만 말이다. 1963년 두 사람 모두 최고의 배우로 활동하던 그해 늦가을, 경기도 가평군 청평호에서 영화 '배신' 촬영장에서의 키스 사건과 자신이 더 다친 줄도 모르고 부상당한 엄앵란을 병원까지 호송했던 사건으로 신성일과 엄앵란은 미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됐다. 

그런줄 모르고 있던 어머니는 일본교포 배우 장미도리를 며느리감으로 찍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뱃속에 생명을 품은 엄앵란과 신성일은 1964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3500명의 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다.  


신성일과 함께 가장 많은 작품을 한 여배우는 윤정희다. 무려 99편에 함께 나왔다. 엄앵란 다음으로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여배우였다.  정훈희와 패티김은 신성일이 주연한 영화 주제가를 불렀다가 상대역까지 한 여가수였다. 정훈희는 1971년 박종호 감독의 '들개'에서 여주인공으로 데뷔했다. 1972년 '이별'은 패티김·길옥윤 부부의 이별을 암시하며 최대 히트곡이 되었고, 패티김은 1974년 영화 '속(續) 이별'에 출연했다. 


패티김은 신성일과 키스한 장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생긴 얼굴이 다가오는데 어쩔 줄을 몰랐어. 나중에 영화를 보니까 내 눈이 사팔뜨기가 됐더라고.”


신성일과 호흡을 맞춘 명감독으로 첫번째 꼽히는 감독은 단연 신상옥(1926-2006)이다.  신성일은 1959년 신필름(신상옥 감독의 영화사)의 신인 공채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당시 별명이 ‘영화에 미친 야생마’였던 신 감독의 열정에 큰 영향을 받았다. 


신성일과 동갑인 정진우 감독은 '배신' 촬영 당시 신성일과 엄앵란의 키스를 최초로 지켜본 목격자다. 그는 1966년에만 '초연', '하숙생', '초우', '악인시대' 등 다섯 작품을 한꺼번에 찍으며, 무려 22일 동안 못 자고 촬영했다고 한다.  


신성일은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에서 마음이 맞는 파트너 감독으로 이만희 감독을 꼽았다.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로 이 감독과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신성일과 이만희 감독의 만남은 이 감독의 스타일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그 전까지 이 감독은 주로 장동휘·박노식·최무룡 등 선배 배우들과 작품을 많이 했다. 그는 작품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 이후 나온 '만추'(1966), '원점'(1967), '휴일'(1968) 등은 둘의 호흡이 어떠했는지 보여준다.

 

신성일은 본인의 자서전을 통해 1960년대에 이후락·박종규·김형욱 등 청와대 실력자들과도 친분을 쌓았고, 야권의 김상현 신민당 의원과도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90년대 이후 정치인으로 살기도 했다. 원래 본명은 강신영이었으나 선거에 나가면서 예명 신성일을 넣은 강신성일로 이름을 개명했다. 그는 단연코 한 시대를 움직인 최고의 무비 스타이자 우리 현대사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수상 실적도 화려하다. 제10회 및 28회 대종영화제 남우주연상, 제41회 대종상영화제 영화발전공로상, 제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제47회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등을 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유족으로 배우 엄앵란과 아들 강석현, 딸 강경화 강수화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6일, 장지는 경북 영천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찬대 의원 “캄보디아 ODA, 50억원 불용 직후 국제개발협력위 심사 안 받고 1300억원 예산 편성”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캄보디아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추진 과정에서 50억원이 제도 미비로 불용된 직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13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무조정실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 정무위원회, 3선, 사진)실에 제출한 답변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 확정된 2024년도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 예산 50억원은 전액 불용됐다. 이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사업 추진에 앞서 관련 제도 정비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내부 절차 마련을 진행했으나 동 작업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돼 50억원 예산은 불용됐다(불용 시기=2024년 11월)”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캄보디아 대상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은 2025년도 종합시행계획(요구액) 심의‧의결 이후에 정부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편성된 사업이다”라며 “이후 국회 심의를 거쳐 2025년도 종합시행계획(확정액)에 포함돼 심의·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국회 심의‧의결 단계에서 해당 사업이 포함된 것을 나중에 인지했고, 앞선 절차가 정상적으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박용철 강화군수 취임 1주년 맞아 안정 ‧ 미래 ‧ 혁신으로 답하다
[시사뉴스 강화=지창호 기자] ‘군민 소통과 통합’을 슬로건으로 내건 박용철 강화군수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화군은 안정·미래·혁신의 세 축이 조화롭게 맞물리며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6일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박 군수는 흔들리던 군정을 신속히 안정시키는 한편,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으로 미래 비전을 세우고, 혁신 과제를 잇달아 가동하며 군 전역에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군수는 “접경지역과 인구감소, 각종 규제라는 3중고에 혁신하지 않으면 지방소멸의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지난 1년 군정에 매진했다”며, “7만 강화군민의 통합된 힘과 우리 공직자의 헌신으로 이제 강화 발전의 밑그림이 완성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년 간의 주요 성과와 정책 방향들을 살펴본다. 안정 : 군정 공백 혼란, 현장 리더십으로 정면 돌파 박용철 군수는 지난 1년간 군정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군수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7개월간 군정 공백이 이어지고, 대남 소음공격 피해가 겹치며 지역 불안이 고조됐던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취임 직후에는 최우선 과제였던 북한 소음공격 문제에 발 빠르게 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