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09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박웅준의 역사기행

잃어버린 제국, 가야를 찾아서 ③
가야땅에 펼쳐진 별무리 고령 지산동 고분군

URL복사
[시사뉴스 박웅준 성보문화재연구위원] 고령에 도착하자 한참 온 비가 그치고 먹구름 사이로 해가 비추기 시작했다. 고분들은 산 위에 있었다. 비가 다시 오기 전에 고분군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아래선 몇 기만 보이던 고분들이 위로 가니 산 능선을 따라 끝없이 늘어서 있다. 오를수록 점점 더 거대한 봉분과 마주쳤고 뒤로는 고분의 행렬이 별처럼 늘어선다.

신라를 뛰어넘는 순장 규모
철갑기마무사의 나라 ‘대가야’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경주를 묘사할 때 절과 탑을 별과 기러기 무리로 비유해서 ‘사사성장 탑탑안행(寺寺星張 塔塔雁行)’이라고 했는데 이 광경이야 말로 ‘분분성장 총총안행(墳墳星張 塚塚雁行, 무덤이 하늘의 별처럼 펼쳐져 있고 기러기 떼처럼 줄지어 있는)’인 모습이었다.

고분군은 축구장 111개의 넓이(81만4816㎡)에 무려 800여기의 무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비교적 큰 봉분은 번호가 매겨져 72호 무덤까지 정해져 있고 가장 큰 무덤은 47호분으로 직경이 49m이다. 44호와 45호 무덤도 직경이 30m에 달하는 큰 무덤인데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각각 36명, 15명의 순장묘가 발견되었다. 순장자들은 남녀 구분 없이 묘주를 둘러싼 형태이며 호위무사, 의례관련자, 시종 등 묘주를 생전에 모시던 사람들이다. 죽어서도 이들로부터 봉사를 받겠다는 의지가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신라의 경우 순장자는 10명이 넘지 않는다. 무덤 옆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고령이 한눈에 보인다. 아래의 광경과 하늘과 맞닿아있는 무덤들을 번갈아 보면서 이들은 죽음과 삶을 구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자신이 통치하던 고령을 내려다보며 영원의 제국을 원했을 것이다.
고분군에서 내려온 후 여러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들이 죽어서까지 지키려던 그들의 나라 ‘대가야’는 어떤 이유로 멸망했을까.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졌던 가야. 답사 중 곳곳에 보이던 가야 철갑기마무사들의 강인한 이미지는 이들의 무덤과 조화를 이룬다. 무덤 속에서 발견한 화려한 부장품도 이들의 강성함을 웅변한다. 그러나 562년 신라군사 5000명이 고령을 침입해 오면서 대가야는 완전히 멸망하고 만다. ‘삼국사기’에서는 ‘뜻밖에 신라 군대가 갑자기 쳐들어오므로 너무 놀라서 막을 수가 없었다’라고 기록하는데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이 답사를 통해 본 시각적 정보와 상치되어 당혹스러웠다.

신라의 국력성장이 가야의 멸망일까?
드러나는 의문들

역사학계에서는 이러한 가야의 멸망을 신라의 국력확대의 결과로 이야기하고 있다. 신라는 법흥왕 때 520년 율령을 반포하고 528년 불교를 공인하면서 중앙 집권화를 이루게 된다. 이후 적극적인 확장정책으로 한강유역을 백제로부터 빼앗아 주도권을 잡아간다. 금관가야는 532년 신라에 항복하면서 멸망하게 되는데 이에 위협을 느낀 대가야는 백제와 신라가 주도권을 놓고 벌인 관산성전투에서 백제를 도와 참전하지만 패하면서 내리막길을 걷는다. 금관가야를 잃은 후 나머지 지역도 북부의 대가야와 남쪽의 안라가야로 권력이 분산되는데 560년 안라국마저 신라에 병합이 되자 대가야는 여러 면에서 압박을 받아 국력이 쇠약해 졌고 그 와중에 신라의 급습을 받아 멸망했다는 것이다.

대가야를 비롯한 가야의 북부지역은 자체의 제철능력이나 안정적인 농경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독자적인 세력유지가 가능했다. 이런 이유로 백제와 신라 사이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이렇게 오래 버틴 국가가 신라의 급습으로 허망하게 멸망한 것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더구나 신라의 급습 전 별다른 군사적 충돌이나 갈등이 없었고 쳐들어왔을 땐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국력이나 경제력과 별개로 작동한 어떤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가실왕과 우륵 그리고 김유신, 가야내부의 사정

아마도 그 어떤 이유는 가야 내부에 있지 않을까. 우륵이 신라로 망명한 사건은 이런 면에서 의미심장하다. 우륵은 대가야 가실왕의 명을 받들어 중국 진(晉)의 악기인 쟁을 모방해 가야금을 만들고 12개의 악곡을 만들었는데 551년 제자 니문을 데리고 신라로 망명한다. 그의 음악을 진흥왕이 좋아하여 궁중음악으로 연주되고 국원(지금 충주)에 살게 된다. 우륵은 당대 최고의 음악가로 가야 왕실의 총애를 받은 대음악가가 신라로 도망간 것이다. 여기엔 가실왕의 사망으로 친신라계는 몰락하는데 이에 따른 우륵도 더 이상 중앙정계에 머물 수 없게 된 데에 따른 정치적 망명이라는 설이 있다. 그러나 당시 가야왕실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없고 가실왕의 생몰년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객관성을 띄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륵은 신라의 요구에 의해 간 것은 아닐까? 후대 황룡사 구층목탑을 건립할 때도 백제의 장인 아비지가 도와줬듯이 신라는 필요한 문물을 수입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또한 그의 망명을 언급한 삼국사기에서 투아(投我)라는 단어도 일반적으로 망명을 말하는 내투(來投)가 아닌 ‘우리에게 몸을 맡겼다’ 즉 자유로운 몸인 상태에서 선택에 의해 신라로 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도 있다. 어찌됐든 우륵은 신라에 자신의 음악을 전수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신라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대가야 내부적으로는 신라와 문화적 교류를 통해 문화적인 동질성이 추구되었음을 시사한다. 32호분에서 출토된 금관과 리움미술관의 고령 출토금관은 신라의 금관보다는 덜 화려하지만 출(出)자형 입식과 곡옥 그리고 만듦새는 분명 신라의 영향이 보이는 점에서도 추정할 수 있다.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금관에서의 유사성은 외형을 넘어 정신적인 동질감도 추구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사서 삼국지 오환선비동이전에 변한(가야)은 진한(신라) 지역과 의복, 거처는 같고 언어와 법속이 서로 비슷한데 귀신에 제사지내는 것은 다르다고 기록하듯이, 가야는 백제나 고구려보다는 신라와 문화적으로 친밀했음은 사실이다. 그리고 신라는 정복한 금관가야 왕실과 동족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금관가야를 정복한 후 마지막 왕인 구형왕과 그 후손들을 진골로 편입시키고 그의 막내아들인 김무력이 진흥왕을 도와 국토확장에 혁혁한 공을 세우도록 한다. 그의 손자인 김유신의 활약은 너무도 유명하다.

신라와 고구려에 낀 가야는 현재의 대한민국

조선의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대가야국의 시조를 이진아시왕(伊珍阿豉王)이라고 하며 가야산신인 정견모주(正見母主)가 천신인 이비가지(夷毗訶之)와 감응하여 대가야왕 가야왕(大伽倻王) 뇌질주일(惱窒朱日, 이진아시왕)과 금관국왕(金官國王) 뇌질청예(惱窒靑裔) 두 사람을 낳았다고 기록한다. 이는 대가야의 유일한 건국신화로 논란은 있지만 이를 따른다면 대가야의 이진아시왕과 김수로왕은 형제인 것이다. 대가야국의 왕실도 이러한 인식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가야라는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 신라에 한 다리를 걸쳐 있는 상황이 신라로 하여금 비교적 손쉽게 가야 지역을 차례차례 정복해 나가는 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신라와의 동질감이 양국 간의 병합을 매끄럽게 만들었다면 대가야 멸망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가야의 여러 국이 통합되지 못한 점에 있을 것이다. 가야라고 총칭하는 나라의 집합이 연맹체인지 아니면 연합체 인지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지만 이 나라들이 가야라는 이름아래 통합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여러 정치세력으로 분립해 이해관계에 따라 내부적으로 각축했고 삼국이 갖춘 국가체제와는 현격하게 달랐다. 결국 각국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지만 체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별처럼 펼쳐져 있는 고분군을 보면서 화려했던 그들이 자취와 함께 힘없이 사그라진 한 나라의 흔적을 마주한 것 같아서 씁쓸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지금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오싹함이 감돌았다.

History Does Not Repeat Itself, But It Rhymes. 과거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을지 몰라도, 그 운율은 반복된다. -마크 트웨인-
The one who does not remember history is bound to live through it again.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 -조지 산티아나-
Toutes choses sont dites deja ; mais comme personne n'ecoute, il faut toujours recommencer. 모든 것은 이미 일컬어졌으나 아무도 듣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앙드레 지드-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파키스탄 "인도, 카슈미르 수력발전 댐 공격"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파키스탄과 인도 양국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가 자국의 댐을 무력공격 표적으로 삼았다고 7일(현지 시간) 외신이 밝혔다. 파키스탄 매체인 사마(SAMAA) TV, 데일리쿠드라트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군 홍보기관인 ISPR의 대변인 아흐메드 샤리프 초드리 중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도가 전날 밤 인더스강 지류이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닐럼강 소재 닐럼-젤럼 수력발전소, 특히 발전소의 핵심인 노세리댐을 목표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댐의 구조적인 손상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초드리 중장은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으려는 시도가 국제 협약 등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인도 전투기 5기 격추 사실을 밝히며 "우리 군은 짧은 시간 내 적절한 대응을 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인도 항공기의우리 영토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스스로 방어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휴양

정치

더보기
한덕수 "단일화, 오늘 내일 당장 결판" 주장…김문수 "입당 안 하면서 청구서 내미느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2차 회동을 가졌다. 한덕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8일 단일화 문제를 놓고 두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입장차만 거듭 확인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를 오늘이라도 당장하자"고 주장한 반면, 김 후보는 "입당도 안 하시면서 청구서를 내미느냐"고 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이뤄진 2차 회동에서 만났다. 한덕수 후보는 "여기서 하루이틀 기다릴 수 없다"며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당장 오늘 내일 우리 결판내자"며 "당에서 하라는 방법으로 하겠다. 후보님이 이기신 경선방식이든 뭐든 다 좋다"고 했다. 그는 "제발 일주일 뒤라는 말씀하지 마시고 당장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하자"며 "왜 못하느냐"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나라가 어렵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자리가 막중하지 않느냐"며 "그럼 그걸 그만두고 나오셨을 때 상당히 준비가 되셨을 텐데 출마를 결심했따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게 여러 성격이나 방향으로 볼 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안 들어오시고 밖에 계셨냐"고 물었다. 또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빨리 단일화를 진

경제

더보기
이재명,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서 "경제 중심은 기업"...외연 확장 더욱 속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제5단체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민생을 살리는 일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고, 그 중심은 기업" 이라며,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8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하는 등 민생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공판 기일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며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자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법원의 선거법 재판 연기 결정 다음 날인 이날 이 후보는 경제 관련 일정을 연달아 소화했다. 첫 일정은 경제 5단체장과의 간담회였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과 만나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 제언을 들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재계와의 접촉면을 넓히며 그간 강조해 온 경제 성장과 실용주의 기조를 재차 앞세웠다. 그는 "민생을 살리는 일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고, 그 중심은 기업"이라며 "과거처럼 경제 산업 문제를 정부가 제시하고 끌고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민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트럼프 2기 미중 신냉전 전망 ‘미국의 본심’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래엔의 성인 단행본 출판 브랜드 와이즈베리가 글로벌 정치경제 전문가 이성현 하버드대 연구교수의 신간 ‘미국의 본심: 트럼프 2.0 시대의 글로벌 각자도생 시나리오’를 오는 5월 8일 출간한다. ‘미국의 본심’은 트럼프 1기 집권 시기 미중 관계의 변곡점을 정확히 짚어낸 ‘미중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 중국편’ 이후 변화한 글로벌 정세를 심층 분석한 저자의 신작이다. 이성현 교수는 하버드대학교, 중국 칭화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등을 거친 국제정치 전문가로, 미국과 중국, 글로벌 패권 경쟁을 장기적으로 연구해 왔다. JT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에도 출연한 바 있으며, 현재 조지 H.W. 부시 미중관계기금회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CNN, BBC,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글로벌 미디어에 칼럼과 분석을 기고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 이성현 교수는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아 미국 내부의 목소리를 직접 취재했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를 비롯한 미국 각계의 주요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소프트파워의 약화, 미중 신냉전의 장기화 가능성, 글로벌 리더십 공백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김문수 후보 ‘내가 나서면 대선 이길수 있다’는 착각인가? 단순 몽니인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이 ‘단순 갈등’수준을 넘어 ‘꼴볼견’ ‘가관’ ‘x판 오분전’이다. 지난 3일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는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됐다. 왜냐하면 김 후보가 세 차례나 치러진 국힘 경선에서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을지문덕’이라며 자신이 후보가 되면 한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한 후보를 지지하는 국힘당원들이나 중도층이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해 최종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측이심(如廁二心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으로 김 후보 측이 갑자기 단일화에 몽니를 부리면서 단일화 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김 후보 측의 몽니에는 이유가 있었다. 본인이 국힘 후보인데 국힘 지도부는 한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 전략을 짜고 있고, 본인이 추천한 사무총장(장동혁) 임명을 무시하는 등 선거와 관련한 당무(黨務 당의 사무나 업무)에서 철저히 배제당한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당연히 ‘이건 아니지’라는 꼬라지가 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 지도부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