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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가습기살균제 사건, 文 지시로 불신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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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온적이던 정부 태도 전환
국가 책임 인정 및 피해기준 개선 가능성 열려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국가 책임이 검토됨에 따라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던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제기돼 왔던 피해자 보상 및 협소한 피해기준 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오늘이 환경의 날인데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 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적절한 수준의 대통령 사과 발언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 사과 발언 검토 외에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지원확대 검토 △확실한 재발방지대책 마련 △피해자와 직접 만남 검토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 환경단체들이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가습기살균제 사건 문제해결 및 대책마련에 대한 대통령의 응답인 동시에, 대선 공약을 다시금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文, 피해자 편지에 5시간 만에 화답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실망감과 불만을 표시해왔던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 환경단체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날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및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문 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애절한 호소 편지에 즉각 화답해 준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이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세계환경의 날인 6월5일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애끓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했는데 그로부터 5시간 만에 답장을 받은 셈”이라며 “가습기살균제 재앙의 해결에 첫 단추가 채워지는 느낌이다. 2011년 사건이 알려졌지만 이후 7년 동안 이 사건은 철저히 방치돼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속대로 이른 시일 내에 문 대통령이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위로하며 문제 해결과 재발방지 조치를 제시해주고, 담당부처인 환경부 장·차관 임명과정에서도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도록 지시할 것을 기대한다”며 “국회도 앞장서서 문제해결에 힘을 기울여 구제법(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을 서둘러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3·4단계서도 사망자·중환자 다수 나와
판정기준 개선돼야


앞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 환경단체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 대통령에게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 5통을 낭독하고 이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지난달 23일부터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던 이들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경찰이 불허함에 따라 당초 계획을 변경해 편지를 낭독하는 문화행사 형식으로 진행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쌍둥이 자녀가 1단계 판정을 받은 김미향씨는 “(쌍둥이 자녀 중) 한명은 6개월 때 큰 고비를 넘겼고 한명은 돌 무렵부터 지금까지 의료기계 없이는 호흡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성분조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피가 마르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부친이 사망한 김미란씨는 “3·4단계는 증상이 경미하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4단계에도 폐섬유화를 동반한 간질성 폐질환으로 폐가 굳어 사망하거나 폐 이식을 해야 하는 피해자도 있다”며 “단지 급성이 아닌 만성이라는 이유로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똑같이 폐섬유화로 죽고 병들고 폐 이식까지 해야 하는 3·4단계 피해자들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들과 함께 피해를 입은 이재성씨는 “많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제대로 인정받고 치료 받아야 함에도 지난 정부에서 6년간의 시간을 허비해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대부분의 피해자가 3·4단계로 판정받고 있는데, 다수의 사망자와 중환자가 3·4단계 피해자에서도 나오고 있다. 판정조사의 개선과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할 것을 살펴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정부 불신’ 해소 계기되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2011년 11월부터 올해 5월15일까지 4차례 진행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사에서 총 5584명이 피해보상을 신청했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1~4단계로 나눠 △1단계 ‘거의 확실’ △2단계 ‘가능성 높음’ △3단계 ‘가능성 낮음’ △4단계 ‘가능성 거의 없음’으로 보고 있는데, 판정결과가 나온 1~3차 조사건 중 피해보상 범위에 들어가는 1·2단계 피해자는 982건 가운데 28.5%(280명)에 불과하다.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치명적인 건강상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피해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한정해,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다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정부가 다른 원인과 구분되는 특이적인 질환에 대해서만 피해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이 사과 발언은 물론, 지원확대, 피해자와의 만남 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정부의 태도가 이전 정부에 비해 전향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사고 진상규명에 대해서도 의지를 보인만큼, 정부 책임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한다는 것은 국가 책임 인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조사가 진행돼 국가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환경부, 산업부, 복지부 등 모든 관련 부처가 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 정부와 제조사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해왔다”며 “지난해 국정조사 당시 각 부처의 문제점들이 상당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갖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 그런 부분들을 이번에 확실하게 씻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검찰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하다가 거의 손을 놔버린 상태다. 검찰 차원의 재조사가 이뤄져 가습기살균제 제조사들에 대한 사법적인 응징이 확실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향후 가해 기업들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가해 기업들이 지금처럼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정부보다 훨씬 더 전향적인 태도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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