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경제

"계란값이 미쳤어요"…AI發 '계란대란' 비상

URL복사

계란대란 막아라… 6월까지 무관세 수입
계란 사재기·매점매석…유통구조 개선해야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전국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AI 창궐로 산란계(알 낳는 닭)가 30% 이상 떼죽음을 당하면서 한 달 전 5000원대 였던 계란 한판의 가격이 1만원대를 넘어섰지만 이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구하기 힘들 정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전국적으로 이뤄진 가금류 살처분에 따라 알을 낳는 산란계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어 계란 가격이 이미 급등한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1일 발표한 특란(중품) 30개 한 판 가격이 8237원으로, AI 최초신고날인 지난해 11월16일 5678원 보다 47% 올랐다. 이는 aT가 계란값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래 처음이다.


계란값이 치솟으면서 치킨집과 삼계탕집은 물론 계란을 재료로 하는 제과점이나 부침개 판매점 등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물가도 덩달아 들썩이면서 서민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정기간 산지와 계약을 맺고 계란을 공급해 온 대기업 식품업체들도 제품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판매 중단에 이어 가격인상까지도 검토 중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제과 제품에 계란 사용이 많아 매일 AI사태 및 계란 수급량 등에 대해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며 "AI 사태 장기화로 원료 수급이 불안정하게 되면 원가 압박, 생산 감소 및 중단 등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계란, 식탁에 오른다


계란값이 치솟자 수급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치솟는 계란값을 잡기 위해 신선란과 계란 가공품에 붙던 관세를 올해 6월까지 일시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번 할당관세 시행으로 8~30%의 관세를 부담하던 신선란, 계란액, 계란가루 등 8개 품목(9만8000t)을 지난 4일부터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원활한 수입 지원을 위해 미국산 신선란 수입 시 필수요건인 해외 수출작업장 등록 신청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가능한 한 당일 처리할 예정이다. 정부는 수입 시 수출국 정부로부터 발급받아야 하는 검역·위생증명서 서식과 관련해 미국 정부 등 수출국과 협의 중이다. 또한 항공운송은 운송비의 50%를 1t 당 100만원 한도 내에서, 해상운송은 운송비의 50%를 9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신속한 수입 진행을 위해 검역은 1~3일 내, 검사는 18일에서 8일로 줄이는 등 관련 절차를 단축할 계획이다. 검역·검사가 완료되면 즉시 통관하기로 했다. 신선란의 대체제인 전란액 수입이 늘어날 수 있도록 수입대상국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식약처가 지정한 수입 가능 국가는 말레이시아, 인도, 캐나다, 중국 등 4곳이다.


식용 신선란 수입사례가 전무했던 만큼 정보를 얻기 어려운 수입업체를 위해 aT가 계란수입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6일부터 aT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시장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계란값 인상에 편승해 다른 가공식품 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하지 않도록 소비자단체를 통해 감시를 강화하고 사재기 등 유통실태 합동점검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계란의 안정적 공급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입 계란이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최대 20일이 걸리던 수입 절차를 일주일로 단축하기로 했지만, 아직 수입 허가 신청을 한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계란 가격은 한 판에 9000원 정도로 예상된다.



계란값 폭등, 농가·유통상 폭리 책임 공방


AI 확산으로 계란값 이상급등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사재기'와 '매점매석'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계란값 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계란이 농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는 크게 3~4단계를 거친다. 일단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은 수집판매업자를 통해 세척 및 포장 과정에 들어간다. 최근에는 생산 농가들이 조합을 이뤄 수집판매업까지 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후 계란은 대형마트를 비롯한 소매점으로 유통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데, 도매과정이 생략되기도 한다.


이처럼 계란의 유통과정에서 중간 마진이 붙는 만큼,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다리는 일부 도매상들의 매점매석과 공급 농가의 출하량 조절이 현 상황을 부추기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 도매상이 물량을 묶어놓는 식으로 수급을 조절하거나 이윤을 무리하게 남기면서 가격이 더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매상들은 오히려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폭등하는 계란 가격에 요즘 하루하루가 절망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에서 계란 도매업을 하는 최모(45·여)씨는 "물건이 없어서 장사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대기업이나 상인들에게만 물건을 빼주고 있다. 서울 쪽은 도매업 절반이 문 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급 농가에서 계란을 풀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최씨는 "언론에 도매업자들이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 농장에서 '갑질'을 하고 있다. 지금은 고시가격 자체가 아예 무너져서 농장에서 달라는 대로 줘야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소매업자 관계자는 "주거래처인 도매업도 산지에서 계란을 공급받지 못해 도산됐다고 해서 다른 거래처와 연결해서 수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는 방역 골든타임을 놓친 정부의 초동방역 실패가 결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정부는 AI발생 한 달이 지나서야 범정부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여는 등 안이한 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AI발생 한 달 만에야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면서도 살아있는 닭 유통을 허용하고 이틀 만에 이를 금지하는 등 오락가락 행정의 전형을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또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정부가 보다 실효성 있는 방역체계 구축과 계란 유통 구조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당해...사면초과 SPC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SPC 계열사 공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벌써 세 번째다. 현재 형사재판 중인 허영인 SPC 회장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고객들의 불매운동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사망사고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작업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 부검을 진행한 뒤 경찰에 “머리, 몸통 등 다발성 골절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시흥경찰서는 공장 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SPC시화공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회

더보기
심미경 서울시의원, 서울시립대 반도체연구센터 (UOS Fab) 개소식 참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심미경 의원(국민의힘, 동대문 제2선거구)이 4월 19일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공학연구원 반도체연구센터(UOS Fab) 개소식’에 참석해 서울시립대와 서울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서울형 반도체 교육·연구 생태계 조성과 실업계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에 개소한 반도체연구센터는 서울시가 지원하고 서울시립대가 주관하는 공공 주도의 연구거점으로, 첨단반도체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성됐다. 센터는 반도체분야 연구를 위한 인프라 공유와 학부과정 및 대학원생 실습교육과 산업체와 고등학생 위탁교육, 산·학·연 공동연구 등 산업 수요에 기반한 연구와 실습이 이뤄지는 융합형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심 의원은 개소식을 축하하면서 “서울시립대 반도체연구센터가 단순한 연구시설을 넘어, 공공이 주도하는 반도체 교육과 실증 연구의 핵심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 의원은 “서울이 반도체 인재를 키우는 도시가 되려면, 고등교육 중심 전략뿐 아니라 직업교육 고등학교의 기반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며, “고교-대학-기업 간 인재 육성 사다리를 서울시가 직접 설계하고

문화

더보기
삶의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시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꽃처럼 향기처럼’을 펴냈다. ‘꽃처럼 향기처럼’은 전남 함평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가난과 역경을 딛고 올라온 저자의 인생 여정과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꿈과 희망, 그리고 자연과 신앙에 대한 담백한 고백이 담긴 시집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영배 시인은 2009년 한울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사랑 고백에 화답을’, ‘세월 묶어둔 끈’, ‘태양! 친구 삼아 걸어라’ 등의 시집과 ‘한번 베임을 위해’, ‘어머니의 마당’ 등의 수필집을 출간하며 꾸준히 문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시집 ‘꽃처럼 향기처럼’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5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의 모습과 인생의 굴곡을 함께 엮으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묵직한 성찰의 메시지를 건넨다. 이 책은 화려한 수식이나 장황한 비유를 지양하고, 오히려 투박하고 소박한 언어로 삶의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어려운 유년 시절과 공장 노동자, 신문팔이로 살아가며 서울의 낯선 거리에서 꿈을 찾고, 검정고시로 학업을 이어간 저자의 삶의 편린이 시편마다 녹아 있다. 저자는 “겨울이 춥고 길수록 봄에 대한 기다림은 더하고, 청운의 푸른 꿈을 품고 사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