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6 (수)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제2의 전성기’ 김지숙 “뒷방 늙은이 같았는데…”

URL복사

[인터뷰]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배우 김지숙 “창극계 힘 보태고 싶어”

[시사뉴스 이경숙 기자]김지숙(43)은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간판이다. 약 20년 간 얼굴로 군림해왔다. 2014년 초연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연출 고선웅)는 그녀의 이름값을 새삼 확인한 무대다. 지난달 14~17일 '세계 공연 예술계의 심장'으로 통하는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 '테아트르 드 라 빌' 무대에서도 그녀는 어김없이 빛났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세 번째 서울 공연을 앞두고 국립극장에서 만난 김지숙은 "시차로 인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힘든 점도 있었지만 큰 무대라 보람이 컸다"고 활짝 웃었다.

김지숙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값싸고 음란한 인물로 묘사된 옹녀가 아닌,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진해나가는 당찬 여성으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아봤고 해서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이 역을 하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출연하기 전까지 그녀는 '뒷방 늙은이'처럼 있었다. 국립창극단에서 새로운 창극들이 잇따라 나오는데 "도전하기가 두려웠다"는 것이다.

단원들의 투표, 스태프들의 의견으로 옹녀 역을 맡게 됐다. "한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뾰족한 수가 없는데도 연습실에서 노래만 했지. 옹녀가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3년 동안 내게 고마운 일이다. 일종의 돌파구가 됐다."

2008년 안숙선 명창(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도창을 맡은 '남산골 변강쇠뎐'에서 이미 옹녀 역을 맡았던 그녀다. 당시에도 애끓는 소리로 주목 받았다. "그 때는 옹녀라는 캐릭터에 대해 잘 몰랐다. 내 스스로도 어색해했다."

"많이 부족해서 저녁에 혼자 남아 연습을 했다." 누구에게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김지숙은 "옹녀는 색기만 있는 여성이 아니다. 살림도 잘하고 남편도 잘 챙기는, 한국적인 여인상도 녹아 있다"며 "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력,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며 여전히 옹녀에 빠져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고전 비틀기에 일가견이 있는 연극·뮤지컬 연출가 고선웅이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함께 지금은 더 이상 불리지 않는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희곡으로 탈바꿈시킨 작품이다. 세상의 경계이자 잡귀를 쫓고 액맞이를 하는 영물인 각양각색의 장승을 새로 조명했다.

영화 등을 통해 색골남녀의 이야기로만 저평가된 작품에서 생명력과 휴머니티가 빛나는 창극으로 재창조됐다. 변강쇠와 옹녀가 서로의 '중요 부위'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기물가(己物歌)' 등 야릇함은 공연 내내 이어진다. 배경이 된 병자호란·임진왜란까지 겹치면서 팍팍했던 시대, 색은 백성들의 유일한 유희이자, 건강한 성기는 삶을 꾸려나가는 원동력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전북 이리가 고향인 김지숙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15세 때부터 소리를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 좀 한다는 평을 받은 그녀의 본래 꿈은 성악가였다. 하지만 시골에서 성악을 배울 통로가 없었다. 그러던 중 "엄나 친구 딸인 아는 언니를 따라 소리를 배우게 됐다. 그 언니는 정작 중간에 그만두고 나는 예고에 가면서 계속 소리를 하게 됐지."

1997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자마자 스타가 됐다. 1999년 김명곤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연출과 극본을 맡은 완판장막창극 '심청전'의 주인공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향단이 등 조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역을 맡아 화제였다.

2000년 '한중일 베세토연극제'에서도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한 한국대표작 '춘향전'에서 '춘향'이를 연기했다. 당시 원캐스팅이라 뒤늦게 임신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드러내지 못한 그녀가 분투한 일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탁월한 판소리 실력과 화려한 외모를 갖춘 김지숙은 이후 춘향, 심청, 숙영낭자 등 여주인공 역할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살짝 주춤한 기색을 보였다. 2012년 국립창극단에 김 예술감독이 부임한 이후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메디아' '장화홍련' 등 파격적인 작품이 "내게는 맞지 않는 옷이라 여겨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0년대 국립창극단을 주름 잡은 그녀지만 물론 힘든 때도 있었다. 계속해서 주요 배역이 주어지다 보니 "사생활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국립극장 산책로 한번 걷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한동안 우울함에 빠지기도 했다. 이명도 생기고 불면증까지. 성격이 내성적이라 오해도 많이 받았다. 차갑고 도도하고 쌀쌀해보이는 인상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의 김지숙을 만나보면 그녀의 수더분함과 유머 감각에 놀란다. 후배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노래만 잘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대인관계와 사회생활도 중요하다는 걸 말이다. 많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다."

김 예술감독이 그 때 용기를 불어넣었다. "창극단에 오시고 내가 오디션을 보지 않으니 걱정이 되셨나보더라. 면담을 했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용기와 격려를 많이 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김성녀 단장님도 그렇고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고선웅 연출님도 그렇고 포용력과 함께 리더십을 갖춘 분들이다."

김지숙은 이제 후배들을 위해 나서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는 일이 많아 내게만 신경썼는데 선생님과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교류하고 융화하고 싶다. 제자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개인 작품도 발표하고. 있는 힘껏 국립창극단과 창극계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소리와 연기력뿐 아니라 내면까지 원숙해진 김지숙의 옹녀는 4~22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초연, 재공연과 마찬가지로 김지숙과 이소연이 옹녀, 김학용과 최호성이 변강쇠 역을 맡는다. 만 18세 미만 관람불가. 2만~5만원. 02-2280-4114,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이틀째… 민주당, 5일 오후 본회의서 표결 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신동욱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신 의원은 오후 4시 1분께부터 약 7시간 30분동안 반대 토론을 펼쳤다. 그는 "이 법은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조르기법이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제가 31년 동안 방송계에 종사했지만 이걸 방송개혁이라고 하는 주장에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방송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 그러면 저희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현 민주당 의원은 오후 11시 33분께부터 찬성 토론을 펼치며 "방송3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을,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을 진행중이다. 방송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지


사회

더보기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과 ‘우리들의 광복절’공동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 문화본부가 공동 주최하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개막식에는 김형재 의원을 비롯해 박물관 및 문화계 인사, 연구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 전시는 많은 독립지사를 배출한 안동시와의 교류협력 속에서 만주지역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이셨던 이상룡 선생과 이상룡 선생의 고택 임청각의 역사를 조명할 예정이며,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의 경우 문학,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속 광복절을 되새기며 시민의 기억을 담아낼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셨고, 역사학자 E.H.Carr는‘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매우 시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검찰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징벌 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사망했다”, “이혼했다”, “마약을 했다” 등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자극적인 내용의 썸네일(제목)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버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이목을 끌고 조회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세(勢)싸움을 하는 듯한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는 유튜버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