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여야 당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8일 차인 7일에도 '표밭 다지기'에 박차를 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서울에 다시 방문, 여당이 약세를 보이는 강서·강북으로 향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경기, 강원, 충청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김무성 “새누리, 일대 위기” 읍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측근'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 가양역에서 김 의원과 함께 출근길 인사를 하며 김 의원 지지를 호소하며 지원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화곡역으로 자리를 옮겨 구상찬(강서갑), 유영(강서병) 후보와 함께 강서 지역 후보 합동 유세를 지원했다.
이후 김 대표는 유세를 잠시 중단하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었다.
회의장에 들어선 당직자들은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표", "부탁드립니다" 등의 글귀가 씌어져 있는 피켓을 들고 허리를 90도로 완전히 꺾어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국민 눈 밖에 나는 잘못을 저지르고 국민 여러분들을 너무나 실망시켜드린 것에 대해 평생 저희 새누리당을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마음이 상하셔서 정치에 환멸을 느끼시고 투표할 마음이 사라졌다는 사실로 인해 우리 집권여당 새누리당이 일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마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원유철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이날 마포구 공덕역에서 열린 안대희(마포갑) 후보 유세를 지원, '총력전'에 나섰다.
이날 김 대표의 마포갑 지원 유세는 지난달 31일에 이어 두 번째로, 공식 선거운동 이후 같은 지역에 김 대표가 두 차례 나선 것은 마포갑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안대희는 평생을 깨끗한 공직자로 삶을 살아서 그 점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대법관을 지낸 분"이라며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 우리 국회를 좀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새누리당에 모셔왔다"고 안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서울 북부로 자리를 옮겨 정태근(성북갑), 김효재(성북을), 정양석(강북갑), 이재범(도봉갑), 강동호(중랑을), 김진수(중랑갑) 후보 등을 지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서울 노원역에서 열린 이준석(서울 노원병) 후보 지원유세에서 "상계 주민 여러분들이 우리 이준석 후보를 당선시켜 주셔야 한다"면서도 "안철수 대표도 아깝고 이준석 후보도 아깝고 둘다 (국회의원을) 시키면 좋은데 그럴 수는 없고…"라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러분, 안철수 만한 인물은 (우리사회에) 아직 많이 있다"며 "그러나 이준석 만한 인물은 아직 찾지 못했다.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서 안철수를 선택해주기를…"이라고 말실수를 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김 대표는 즉각 "아니…다시 하겠다. 제가 하루에 열번 넘게 유세를 하니까 여러분 웃기려고 허허"라고 자신의 말실수를 웃음으로 넘겼다.
◆김종인 “손학규, 도와 달라”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7일 하루동안 경기 동부와 강원, 충청권을 도는 유세 강행군을 펼치며 민심 다지기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동부·강원·충청에 속한 지역구 7곳을 잇따라 찾아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문학진(경기 하남) 후보를 지원사격한 뒤, 조응천(경기 남양주갑)·김한정(남양주을)·최민희(남양주병)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남양주시청을 찾았다. 경기 동부벨트의 경우 야권의 텃밭 중 하나로 꼽혀왔으나, 지난 해 박기춘 의원(남양주을)이 구속되고, 최재성(남양주갑)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IMF책임론'과 '경제심판론'을 거듭 제기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놓지 않는 한편,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강진에서 칩거하던 손학규 전 고문에게 선거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김 대표는 "전국 후보들이 손 전 고문의 후원을 원하고 있다"며 "손 전 고문이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간절하게 남은 기간 더민주를 도와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손 전 고문에게 이날 새벽 직접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이후 김 대표는 허영(강원 춘천) 후보와 유세를 진행한 뒤, 오후부터 권성중(원주갑)·송기헌(원주을)·이후삼(제천단양)·윤홍락(충주)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김 대표는 허영 후보의 유세현장에서는 "우리나라 경제가 계속 내리막길이고 부채공화국으로 갈수 밖에 없다"며 "(정부여당은) 거기에 대한 처방으로 양적완화를 통해 재벌에게 돈을 맡겨 실업을 해소한다고 이야기한다. 현실 파악을 못하는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성토했다.
그는 제천중앙시장에서 진행된 이후삼 후보 지원유세에서는 "더민주는 한번도 경제를 악화시킨 적이 없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의사가 환자를 제대로 진단 못하고 처방하지 못하면 병을 고칠 수 없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못하면 처방도 못한다"며 "나쁜 경제를 해결하려면 의사를 갈아치울 수 밖에 없고,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은 경제를 치유할 수 없다. 새누리당이 과거에 어떤 잘못을 했느냐"고 몰아세운 뒤, "IMF를 극복한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후 청주에서 한범덕(청주상당)·오제세(청주서원)·도종환(청주흥덕)·변재일(청주청원) 후보의 합동유세 지원을 끝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안철수 “거대 양당 병 도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영호남 장거리 지원을 모두 마친 7일 취약 지역인 서울과 경기도에서 다시 표심 다잡기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45분께 경기 남양주시를 방문, 1~2시간 간격으로 표철수(남양주을)·유영훈(남양주갑)·이진호(남양주병) 후보를 지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남양주갑에 출마하는 유영훈 후보 유세현장을 찾아 "철밥통 거대 양당이 병이 도져 도와달라고 다시 읍소를 한다"며 "정치가 국민을 도와야지 국민에게 도와달라니 무슨 소리냐"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날로 예정됐던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의 만남은 무산됐다. 안 대표는 이날 유세도중 짬을 내 남양주시 다산유적지 실학박물관에서 특별강연을 하는 손 전 고문과 만나기로 했었다.
안 대표는 "저희 김성식 후보도 축하 메시지도 보내고 있고 인연이 있는 후보들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손 전 고문과 만나려던 일정이 무산된데 대해서는 "유세 도중에 잠깐 뵙고 오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따로 시간을 내 뵙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남양주 유세일정을 마친 이후 구리 인창동과 하남 신장동으로 자리를 옮겨 정경진(구리시)·유형욱(하남시) 후보도 지원했다.
그는 30분 간격으로 두 후보가 출마한 지역구를 방문, 국민의당 지지를 호소한 후 서울로 돌아와 서울 동남권 시장과 먹자골목을 돌며 서울 후보 지원을 이어갔다.
송파구 마천동에서 유세중인 차성환(송파을) 후보를 찾아서는 "차 후보는 서울시의원 일을해 서울시 시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바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제대로 일하기도 어렵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차 후보는 적응이 필요없다"며 띄워줬다.
안 대표는 유세가 끝난 후 마천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상인, 행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 50대 남성은 안 대표를 보더니 "나가 전주 사람이여, 정동영이 전주여!"라며 포옹하기도 했다. 또 다른 50대 남성은 안 대표에게 "40석은 꼭 해달라. 일부러 찾아왔다"며 격려했다.
안 대표가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려 하자 한 남성이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시장을 끝까지 돌아달라"고 요청 했으나 거절 당하자 "총선 끝나면? 이제 대선때나 오셔야지"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안 대표는 이후 김창남(송파갑), 이래협(송파을), 장진영(동작을), 장환진(동작갑) 후보를 차례로 만나는 등 11개 지역구를 도는 일정을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