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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수진 앵커 “정치인 인터뷰 땐 기싸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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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경숙 기자]“발 빠른 섭외는 기본이고, 한수진 진행자의 공감능력이 강점이다. 인분교수 피해자도 자극적 질문만 던졌다면 진심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방송 이후 감사 편지를 받았다.”(백준식 PD)

SBS라디오 러브FM ‘한수진의 SBS전망대’가 2016년 봄 개편에 따라 기존의 월~금요일에서 월~토요일로 주 6일 오전 6시5분부터 8시까지 시사뉴스로 아침을 열고 있다.

JTBC 손석희 앵커의 바통을 이어받은 MBC 표준FM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의 후발주자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인지도와 화제성이 높다. 좋은 상도 받았다.

2014년 제41회 한국방송대상 시사보도 라디오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제16회 양성평등상 방송부문 장려상(2014), 제27회 한국PD대상 라디오 시사교양드라마부문 작품상(2015), 시청자위원이 뽑은 상반기 좋은 프로그램상(2015) 등이다.

프로그램의 존재를 널리 알린 대표적인 뉴스는 인분 교수 피해자 최초 인터뷰다. 지난해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인분교수 피해자를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지명도가 치솟았다. ‘난방열사’ 김부선씨의 인터뷰도 최초로 했다. 최근에는 총선정국에 맞춰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발빠르게 섭외했다.

소탈하고 겸손한 진행자 한수진(47) 앵커는 모든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그녀는 “시사프로는 섭외가 관건”이라며 “제작진의 역할이 크다. 비록 후발주자이지만 그간 이슈에 맞춰 화제의 인물을 꽤 잘 섭외했다”고 평했다.

백 PD도 “안정적인 진행 이면은 전쟁”이라며 “한수진 진행자도 섭외에 나선다”고 전했다. “여자작가 3명이 파이터다. 한수진 부장이 고급스럽게 진행을 해준다면 작가들은 파이팅 넘치게 섭외하고 있다. 무엇보다 진행자가 섭외를 하는 경우가 드문데, 한수진 부장은 팔 걷고 나선다.”

한 앵커는 “정치부 기자로 현장경험이 있었다면 섭외가 더 용이했을 건데 아쉽다”면서도 “그나마 진행자가 직접 전화하면 섭외에 이점이 있다”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강봉균 위원장은 우리 작가들이 영입 직후부터 매일 전화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덕분에 한국판 양적완화 이슈가 뜨거울 때 강 위원장의 인터뷰를 내보낼 수 있었다. 장하석 교수에게도 2~3주 간 매일 전화했다.”

김부선씨는 당일 생방송이 불가피해 하루 전날 녹음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약속보다 6시간 이상 늦어졌다. “오후 내내 퇴근도 못하고 대기했다. 이러다 펑크 나는 것 아닌가, 결단이 필요한 오후 7시쯤 극적으로 연결됐다. 김부선씨가 그 문제로 격노한 상태라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제작진은 밤늦게 편집하느라 고생했다.”

인터뷰 기술도 중요하다. 한 앵커는 “유명인보다 일반인 섭외 및 인터뷰가 더 어렵다”며 “감정이 격해져 말이 길어지기도 하고, 그 말을 진행자가 끊으면 말문을 닫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정치인을 인터뷰할 때는 너무 만만해 보이면 안 된다. 기싸움이 필요하다. 반면 일반인은 흥분을 가라앉히거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온라인에서 이슈몰이를 하면서 보도국 기자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문 앞 거대 담벼락, 남의 집 감옥 만든 건설사’를 보도한 김종원 기자가 손을 들고 나섰다. 김 기자는 ‘SBS 8뉴스’에서 이 뉴스를 보도한 뒤 ‘SBS 전망대’로 연락, 출연하게 됐다.

“뉴스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장애인 부부가 법적으로 잘못한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일일이 답변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기자가 우리 라디오에 출연해 뒷이야기를 한 10분 정도 풀어줬다. 온라인에서 이 뉴스가 13만뷰가 나왔다”며 뿌듯해했다.

한수진 앵커는 1991년 11월 ‘앵커 전문요원’ 공채로 입사했다. 2년6개월 만인 1994년 4월부터 2002년까지 8년 간 ‘SBS 8뉴스’를 이끌었다. SBS 창사 이래 여성앵커 최장 진행기록이다. 이후 ‘나이트라인’, ‘한수진의 선데이 클릭’, ‘뉴스 추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쳐 2012년 12월부터 ‘SBS 전망대’의 사회자로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여성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예는 드물다. 한 앵커는 “아직도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웃었다.

“입사 초기 우러러보던 손석희 선배는 계속 하늘같은 존재로 시간이 지나도 그 간격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성방송인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흔치 않으니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한다.”

“최선은 기본이고 프로는 잘해야 한다고 선배들이 늘 말씀했는데, 아직도 최선을 다하는 게 쉽지 않다고 느낀다. 사고와 실수에 관대해려지는 마음을 경계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자세가 곧 장수의 비결이다.

워킹맘이기도 한 그녀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한다. 초등학생 아들의 등굣길을 챙겨줄 여력이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방송계에 큰 족적을 남기지도 못할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수 차례 그만둘까 갈등했다. 지나고 보니 그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낸 듯하다.”

아들은 일하는 엄마를 어떻게 볼까. “51대 49의 비율로 엄마가 계속 일하길 바란다. 자랑스럽다고 말해준다. 덕분에 어른 손 안 빌리고 혼자서 준비물 잘 챙겨 학교에 간다. 독립적이다.”

매체 다변화 시대다. ‘SBS전망대’도 달라진 환경에 맞춰 변신을 고심 중이다. 백 PD는 “팟캐스트를 고려하고 있다. ‘SBS전망대’ 번외편으로 할지, 기존의 방송을 팟캐스팅 용으로 살짝 변주할지는 고민 중이다. 기본적으로 접촉면을 넓히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프로그램 구성에서는 총선정국에 맞춰 신설한 ‘이슈토크’를 계속 살릴 예정이다. 한 앵커는 “1주에 한 번 하다가 세 번으로 늘렸는데, 이슈에 대해 찬반의견을 수다처럼 풀어나가니 반응이 좋다. 코너를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여성 앵커는 젊은 편이다. 여성 앵커의 수명이 더 길어지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래서 좀 더 버텨보려고 한다. 청취자들이 듣고 싶은 방송이 무엇인지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게 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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