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기연 기자]신태용호의 센터백 박용우(23·사진)가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하며 알제리전 대승에 톡톡히 한몫을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친선경기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박용우는 이날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먼저 전술상의 이유다.
신 감독은 이날 이례적으로 3-4-3 전술을 들고나왔다. 미들 싸움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였고 중심에는 박용우가 있었다.
쓰리백의 중앙에 선 박용우는 수비수였지만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전형의 가장 맨 뒤에서 수비작업을 벌이는 한편, 공격 상황에는 아크서클 부근까지 뛰어올라가 숫자 싸움에 힘을 실었다.
허리싸움에서 이긴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 알제리를 압박할 수 있었다.
패싱력을 바탕으로 팀의 살림꾼 역할도 도맡았다.
수비와 허리진을 오가며 패스의 시발점이 됐다. 전반전 신태용호의 공격은 대부분 박용우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하프라인 부근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겨냥한 패스도 일품이었다. 특히 전반 15분과 후반 10분 각각 권창훈과 박동진에게 1대1 찬스와 다름 없는 준수한 패스를 넣어줬다.
직접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상대 수비진을 흔들기엔 충분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박용우는 3-0으로 앞선 후반 35분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후반 19분에도 한 차례 옐로카드를 받은 박용우는 결국 퇴장을 당했고, 팀은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80분 동안 그가 보여준 활약을 감안하면 충분히 눈감아줄 수 있는 실수였다.
신 감독은 지난 25일 치른 1차전에서도 박용우를 이용한 새로운 전술 실험에 공을 들였다. 수비 약점을 지적받던 신태용호는 당시 박용우와 이찬동(광주) 등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해 전력을 테스트했다.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을 지닌 신 감독은 브라질 리우에서 열리는 올림픽 본선에서도 박용우를 활용한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