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국민은) 정치를 배우라고 하지 않았다”며 야권연대 불가입장에 쐐기를 박았지만 상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이 야권 표 분열로 위태위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안 대표는 노원병에서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에게 오차범위 이내에서 바짝 뒤쫓기고 있다. 더민주 깃발을 들고 출전한 황창화 후보가 15%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는 34.9%로 이준석 예비후보(34.1%)에게 바짝 뒤쫓기고 있다. 더민주 황창화 후보는 13.9%의 지지율을 보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국민일보와 CBS가 리얼미터·조원씨앤아이와 공동으로 지난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대표가 31.6%, 이 후보가 32.2%, 더민주 후보가 13.9%를 각각 나타내며, 안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3%p)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 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더민주 황창하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 상황이 호전될 수 있지만, 황 후보를 설득해 후보단일화에 나서는 것은 자신의 신념과 어긋난다.
안 대표가 만에 하나라도 이준석 예비후보에게 질 경우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른바 '박근혜 키드'로 불리는 이준석 후보는 31살에 불과한 정치 초년병이다.
그런 이 후보에게 야권의 유력대선주자인 안 대표가 패배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더민주에서 출마한 황 후보 역시 정치신인이라 '자객공천'을 했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노원병은 야권 원로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15·16·17대(17대때 노원을에서 분구) 국회의원을 지냈던 지역이다. 18대때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홍정욱 의원에게 잠시 빼았겼지만 19대때 통합진보당 소속의 노회찬 의원이 당선됐을 정도로 야권세가 강한 지역이다. 안 대표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같은 상황은 국민의당 전체 선거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자신의 지역을 지키키 위해 매진하면 전체 선거 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상 선거시즌이 되면 당 지도부들은 전국을 돌며 자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유세에 나선다. 안 대표의 경우 대국민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지역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안 대표는 25일 노원구 선관위를 찾아 후보등록을 하는데 이어 주말에도 자신의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안철수 대표는 다음주 한 주일 동안은 노원에 집중할 예정”이라며“일단 선거 초반에 지역구를 다지고 중반부턴 조금씩 지원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선대위를 권역별로 운영키로 했다. 서울은 안철수 대표가 맡고, 광주는 천정배 대표와 박주선 김동철 의원 등이, 영남권은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맡는 식이다.
당 관계자는“우리 당의 역량과 상황을 고려해 권역별 선대위 체제를 기본으로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국민의당의 간판인 안철수 대표가 영호남과 강원, 충청 등 전체 선거판을 누비며 적극적인 선거지원을 하기 힘들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