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난민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차원의 공동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국가 차원의 독립적 조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럽 전역에서 난민 경로를 따라 국경 봉쇄가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들은 발이 묶인 채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현지 물자가 고갈되고 있다고 메르켈 총리가 파리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궁)에서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이날 독일과 프랑스 양측 정상은 오는 7일 난민문제 논의를 위한 유럽연합(EU)-터키 정상 간 정상회의를 앞두고 만났다. 최근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등 발칸 4개국과 오스트리아가 난민 통행 제한조치를 도입한 이후 난민들은 마케도니아 인접 국경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일방적인 해결책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럽은 난민유입을 막고 외부 국경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터키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EU가 유럽 내 (이동의) 자유 수호를 위해 외부 국경을 보호하고, 내부 국경 통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는 터키와 그리스 사이에 있는 에게해에 배치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군에 선박을 제공하겠다"며 "이는 유럽의 외부국경 통제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난민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EU회원국들이 임시 국경 통제를 다시 시행했다. 이에 따라 EU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EU회원국들이 역내 자유 이동원칙을 포기하고 예전처럼 국경 통제를 실행하는 경우 연간 180억 유로(약 23조7600억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EU에 도착한 난민수는 120만명 이상으로, 2014년의 2배가 넘는다. EU통계국은 4일 28개 EU회원국에서 망명 신청을 한 난민 대다수가 시리아, 이라크 혹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라고 밝혔다. EU에서 망명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36만2800명이다.
이날 EU는 터키 난민 지원을 위해 30억 유로(약 3조9600억원) 자금 지원을 시작했으며, 교육 및 식량 원조를 위해 9500만 유로를 주겠다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