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15 (금)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회

떠나는 대학생 지킴이들…남겨지는 ‘평화의 소녀상’

URL복사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2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29일 오후 일본대사관 건너 '평화의 소녀상'. 한낮임에도 수은주는 영하 2도를 가르킨다. 때마침 불어온 북서풍은 체감온도를 영하 10도까지 끌어내린다.

3·1절을 하루 앞둔 이날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상징하는 소녀상 주위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소녀상엔 시민들이 둘러준 담요 몇 겹과 목도리, 털모자 등에 휴대용 손난로까지 놓여 있다.

소녀상 바로 옆에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대책위) 소속 학생들이 61일째 머물고 있다. 이들은 소녀상 이전·철거를 막고 한일 합의 전면 무효화를 위해 평화상을 지키고 있다.

이들도 소녀상처럼 시민들이 건넨 담요와 음료로 추위를 견딘다. 처음 지키기에 나설 당시 설치한 전기장판 7개중 6개는 눈과 비를 맞아 이미 고장났다. 꽃샘추위에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버티려면 손난로가 필수라 한다.

가끔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대학생들에게 설명을 부탁해 듣기도 하는데 이날도 한 시민이 요청하자 주저없이 설명이 이어졌다.

역사 연구모임 '청년독립군' 소속 대학생 이모(21)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녀상의 모습부터 역사와 최근 한일정부간 합의사항까지 거침없이 토해냈다.

소녀상 양옆으로는 경찰과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이 있다. 시민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학생들을 응원(?)했다.

충남 서산이 직장이라는 전모(39)씨는 "쉬는 날 시간을 내 소녀상을 찾았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곳의 대학생들을 응원하러 왔다. 학생들의 행동은 한국 사회와 정치 전반에 무엇을 실천할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영화 '귀향'을 보고 온 시민들도 최근 소녀상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부인과 두 딸을 데리고 소녀상 앞에선 양모(45)씨는 "초등학생 딸들에게 '위안부' 문제는 부모로서 정확히 알려주기 쉽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고 가족 모두가 느낀 게 많았다"며 "광주로 내려가기전 급히 일정을 추가해 소녀상을 보러왔다"고 밝혔다.

양씨 가족이 떠난 뒤에는 염모(50·여)씨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초·중학생 8명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그는 "정부가 풀지 못한 한(恨)을 영화가 풀어줬다"며 "민족의 아픔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살아있는 역사교육이라 생각해 소녀상을 찾았다"고 방문 이유를 전했다.

개학을 앞두고 역사의 장소를 찾아보고 싶었다는 이모(13)군은 "학교에서 역사는 배우지만 평화의 소녀상이나 위안부 문제 등은 잘 알지 못했다"며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어 안타깝다"고 제법 어른스런 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소녀상은 날이 밝으면 자신을 24시간 지켜줬던 대책위 소속 학생들과 이별을 고해야 한다.

학생들의 개강 일정과 맞물려 더 이상이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도심에서의 3·1절 행진을 끝으로 이곳에 설치한 전기장판 등을 빼낸다.

대책위 이모(27)씨는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가 소녀상을 옮기거나 철거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일차적으로 지켜낸 평화의 소녀상에서 나아가 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대규모 행동을 통해 한일 합의를 무효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투어형 참여연극 ‘강림차사편’, 신화를 주제로 꾸민 ‘실경무용’ 등... '서귀포국가유산야행'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제주마을문화진흥원은 ‘2025서귀포국가유산야행’이 개막했다고 14일 밝혔다. 서귀포항 일대에서 개막 예정인 ‘2025서귀포국가유산야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최 기관 제주마을문화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주간 사전 신청을 받은 결과 유람선을 탑승해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해상 문화유산 투어’ 500명과 기간 동안 매일 저녁 열리는 투어형 참여연극 ‘강림차사편’에서 회차별 30명을 넘기는 신청이 접수됐다. 특히 투어형 참여연극 ‘강림차사편’은 사전 신청을 하지 못한 분들도 관객의 자격으로 진행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제주의 신화를 기반으로 유려한 자연경관과 역사 체험을 위해 기획된 ‘2025서귀포국가유산야행’은 사전 신청을 받은 프로그램 외에도 야경, 야로, 야설, 야사, 야화, 야시, 야식, 야숙 등 ‘8야’를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신용구 작가가 구현한 ‘서천꽃밭’과 신화를 주제로 꾸민 ‘실경무용’ 그리고 홀로그램을 통해 구현한 영등할망의 방문은 밤바다와 신화가 어우러지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버스킹 무대와 어우러진 먹거리 장터도 열려 눈과 귀 그리고 미각까지 만족감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검찰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징벌 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사망했다”, “이혼했다”, “마약을 했다” 등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자극적인 내용의 썸네일(제목)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버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이목을 끌고 조회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세(勢)싸움을 하는 듯한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는 유튜버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