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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메르스 대응실패, 정부·삼성병원 공동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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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대응실태’ 감사결과…“방지대책 마련 필요” WHO 8차례 권고 무시
질본, 최초환자 신고 받고 이틀간 검사지체…삼성서울병원, ‘환자경유’ 의료진도 숨겨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2015년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 당시 정부와 삼성서울병원 등이 초등대처와 확산방지에 모두 실패하며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전문가 등의 잇따른 경고에도 이를 간과하고 최초환자의 신고를 받고도 이틀 후에야 검사를 실시하는 등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환자경유 사실을 내부 의료진에게 조차 숨기고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등 총체적 난국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9월 10일~10월 29일 실시한 '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태' 감사결과 이 같은 사실들이 적발됐다고 14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삼성서울병원에 주의조치와 관련자 징계, 제재조치 등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우선 질병관리본부장에게는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수행하고, 메르스 대응지침을 적정하게 수립해 감염병 예방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하는 등 총 5건의 주의를 요구했다. 또 병원 내에서 감염병 정보가 제때 공유되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총 11건을 통보했다.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감염병 사태 발생 시 병원명 등 정보 공개를 지연해 감염병이 확산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총 4건의 주의를 요구했다.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을 지연 제출한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른 적정한 제재조치를 하도록 하는 등 총 5건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메르스 사전대비 업무 및 확진자 발생에 따른 초동역학조사 업무, 병원명 공개 등 방역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질병관리본부장 등 관련자 16명을 징계(정직 이상 중징계 9명)하도록 요구했다.

◆초동 대응 부실

감사원은 우선 초동대응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충분한 준비기간과 전문가들의 여러 차례 권고에도 메르스 위험성을 간과하고 지침을 잘못 제정하는 등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고, 최초환자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부실하게 수행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지난 2012년 9월 메르스 최초 발생 후 사람 간 전파 사례가 확인되고 발생 국가가 증가하는 등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사전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질본은 메르스 연구 및 감염 방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WHO의 권고(8차례)와 국내전문가 자문(2차례)에도 위험성을 간과하고 확산 양상·해외 대응사례 등에 대한 연구분석을 실시하지 않는 등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다.

감사원은 "2014년 7월 메르스 대응지침 수립 시 WHO나 미국(CDC, 질병통제센터) 등의 밀접접촉자 기준 분석이나 전문가 자문 없이 관리대상(밀접접촉자)의 범위(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사람)를 좁게 설정했다"고 지적했다.

질본은 또 최초환자의 신고를 받고도 검사를 지체(34시간)하고, 최초환자가 병실 밖 다수와 접촉한 사실을 병원 CCTV 등을 통해 확인하고도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질본은 메르스 전염력을 과소평가하고 방역망을 1번 환자가 입원한 병실로만 한정해 의료진 등 20명만 격리하고, 같은 층 다른 병실 등의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 등을 검토하지 않고 역학조사를 종료했다.

그 결과 1번 환자와 접촉한 14번 환자 등이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상태로 삼성서울병원 등으로 이동해 대규모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보비공개 등 확산방지 실패 과정도 드러나

정보비공개 등 확산방지 실패 과정도 낱낱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병원명 공개 등 적극적 방역조치가 지연되고 14번 환자와 관련한 삼성서울병원 방역조치가 부실해 대규모 확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초기 방역조치가 실패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이를 감추는데 급급했다.

대책본부는 2015년 5월 28일 1번 환자가 입원한 평택성모병원 8104호외에 다른 병실(8103호) 환자(6번)가 확진 판정을 받아 당초 설정한 방역망(동일 병실 출입자)이 뚫려 초기 방역조치가 실패했음을 알았다.

또 격리대상에서 누락된 14번 등 5명이 28일~31일 7개 병원을 경유하면서 다수 환자를 감염시킨 사례도 확인했다.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를 파악·격리하는 방식으로는 메르스 확산 방지에 한계를 보이는 상황이었는데도 병원명 공개 등 적극적 방역조치를 강구하지 않았던 셈이다. 대책본부는 일주일 뒤인 6월 7일에야 뒤늦게 병원명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메르스 발생 초기 '메르스의 감염력이 크지 않고 환자치료 거부 및 혼란 발생 우려 등의 이유로 병원명 비공개 의견을 견지하다가 6월 3일 대통령 지시 이후 신고요령 지침 준비, 격리시설 추가 확보 등 준비에 시간이 소요돼 6월 7일에야 정보공개가 이루어졌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제시했다.

대책본부는 또 5월 31일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14번 환자의 접촉자 명단 일부(117명)를 제출받고도 업무 혼선으로 즉시 격리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못했고, 그 결과 14번 환자와 접촉한 76번 환자 등이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상태로 강동경희대병원 등을 방문해 12명(이중 2명 사망)의 4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메르스가 대규모로 확산됐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이 나머지 명단(561명)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데도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6월 2일에야 전체 명단을 확보했으며, 이를 시·도 보건소에 통보하지 않고 있다가 복지부 장관의 질책이 있은 후에야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노출환자에 대한 추적조사 및 보건소를 통한 격리 등 후속조치가 7일간 지연돼 추가 확산방지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히 "병원에서 제출한 접촉자 명단에는 보호자 등이 누락되어 있는데도 접촉자 추적조사를 하지 않아 삼성서울병원 관련 확진자 총 90명 중 40명이 접촉자로 파악조차 안 된 상태에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들 40명 가운데 6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삼성서울병원, 사태 키운 장본인”

삼성서울병원이 문제점을 알고도 쉬쉬하며 사태를 키운 장본인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1번 환자의 평택성모병원 경유 사실을 알면서도 병원 내 의료진에게 공유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삼성서울병원 의사들은 1번 환자가 거쳐간 평택성모병원을 경유한 뒤 내원한 14번 환자를 응급실에서 치료했고, 대규모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또 5월 30일 대책본부로부터 14번 환자의 접촉자 명단 제출을 요구받은 후 이튿날 곧바로 주소와 연락처가 포함된 678명의 명단을 작성하고도 117명 명단만 제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나머지 561명의 명단을 이틀 뒤인 6월 2일에야 제출하는 등 역학조사 업무에 협조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책본부 역시 6월 1일 밤 11시경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이를 즉각 공개하지 않고 사흘 뒤인 6월 4일에야 공개했다. 게다가 대책본부는 확진일자를 6월 1일이 아닌 6월 4일로 공개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항이라는 점을 감안, 더욱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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