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삼성과 LG의 병신년(丙申年) 경영 화두는 '위기돌파'다.
올해 경영환경도 그리 밝지 않다. 중국의 경기둔화,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의 금리 인상, 저유가 등 여러 변수가 낙관론을 허용치 않고 있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 빨간 불이 들어왔고 국내 경기도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 있다.
삼성과 LG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미래 성장엔진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에 허덕이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애플은 앞서 나가고,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급부상하는 바람에 모바일 부문의 수익성은 예전 같지 않다. 이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예상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말 성수기를 포함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분야 실적반등을 기대했지만, 이는 그야말로 '기대'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8030만~8500만대로 예상된다. 3분기(7~9월) 스마트폰 출하량(8380만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저가폰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평균 판매가격이 내려가 영업이익도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IM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2조4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2조1000억원으로 예측된다.
LG전자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776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소폭의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3분기 1490만대에서 4분기에는 1530만대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중 중저가폰 스마트폰 판매량 비율이 전체의 35%에 달했는데 4분기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과 LG는 미래 먹거리 사업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변신은 새해에도 계속된다. 비주력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 삼성은 이를 위해 스마트카와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선택했다.
삼성은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전자장비사업팀(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15년 만에 자동차 사업 부활을 알렸다. 카인포테인먼트, 운전지원시스템 ADAS, 커넥티비티 운영체제, 인버터·배터리팩 등 전기차 구동부품을 중심으로 스마트카 시대를 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바이오산업 역량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인천 송도에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수탁 생산기지를 구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세계 최고 반도체 생산라인 노하우를 적용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모바일 헬스케어를 선도할 반도체인 바이오프로세서 양산에도 착수했다.
LG는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부품 사업과 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는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에게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담당하는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도록 했다.
특히 일찌감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자동차 부품을 지목하고 2000년대 후반부터 계열사마다 전문 분야를 육성했다.
LG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차량용 센서와 LED 등 각 계열사에서 보유한 기술력을 결집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디스플레이 등 IT 역량과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친환경 자동차부품에 융합하고 있다. 최근 미국 GM의 전기차 볼트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기로 했다.
에너지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를 통해 에너지 신산업 모델을 만들고 태양광 분야의 투자를 늘리는 등 미래 성장 사업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과 LG는 새해 첫 업무 시작부터 위기 돌파 경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업장을 찾아 시무식을 진행하고 신년계획을 보고받는다.
이 부회장은 4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기흥·화성사업장 등을 방문해 전자계열사 임직원들을 격려한다. 5일에는 금융과 건설·중공업, 서비스 계열사들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위기극복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구본무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지하 강당에서 시무식을 열고 새해 업무를 시작한다. 임직원들은 올해 경영전략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며 신년 각오를 다진다.
구 회장은 신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집결해 혁신을 실행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