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1차 이산가족 상봉단이 2박3일간의 꿈같은 재회를 마무리하고 22일 오후 남측으로 귀환한다. 1년8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단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금강산호텔에서 2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오후 2시30분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후 5시20분께 속초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1차 상봉행사에서 남측 가족 389명과 북측 141명이 60여년간을 애타게 그리던 아버지와 어머니, 딸과 아들, 형제와 자매를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눴다.
반세기 넘게 단장의 세월을 보내온 이들 이산가족들은 단체상봉, 환영만찬, 개별상봉, 공동중식, 단체상봉, 작별상봉 등 단 10시간의 짧은 만남 시간을 가진 뒤 잔인한 이별을 고한다.
이들 이산가족들은 짧은 만남의 시간동안 애달픈 눈물을 흘리며 혈육의 정을 나눴으며 하늘도 가족들의 슬픔을 안다는 듯,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첫날 우리측이 마련한 환영만찬에서 북측 리홍종(88)씨가 하나 뿐인 딸 이정숙(68)씨가 "이번에 돌아가면 아버지 목소리 기억 못 하잖아. 아빠 노래하실 수 있어요?"라며 노래 선물'을 부탁하자 그 자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노래를 딸에게 선사하기도 했다.
홍종씨는 젊은 시절 즐겨 불렀던 '백마강'을 딸의 손을 꼭 잡고 말할 때보다 더 큰 목소리로 불렀으며정숙씨는 그 모습을 평생 잊지 않겠다는 듯,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아버지를 바라보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어 홍종씨가 평소 좋아했다던 '애수의 소야곡'까지 연달아 구슬프게 부르자 주변 가족들의 두 눈은 금세 벌게졌다.
또 북측에서 온 형 리한식(87)씨는 남한에 사는 막내동생 이종인(55)씨에게 경북 예천 '옛 초가집'의 모습을 연필로 직접 그려줬다. 종인씨는 "2시간이 참 아까운 시간이지만 마지막 선물로 받아 가려고 부탁했어요. 저는 그 옛날 집을 모르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9시30분부터 2시간동안 진행된 작별상봉시간에는 60여 년의 기다림 뒤에 찾아 온 반가움도 잠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이산가족들은 상봉장을 눈물바다로 만들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편 24∼26일 진행되는 이번 2차 상봉에서는 북측 상봉 대상자 255명이 남측 가족 90명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