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단군 이래 최대 사기범 조희팔(58)의 측근인 강태용(54)의 한국 송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강태용의 혐의가 뇌물 공여와 사기, 횡령,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등 3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강태용은 특정된 혐의이외에도 그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건도 수십 건인 것으로 파악돼 대구지검 사상 단일 사건과 관련해 가장 방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팔 조직의 범죄수익금 관리와 대외 로비를 담당해 실질적인 2인자로 알려진 강태용이 이처럼 광범위한 사건들에 연루되면서 송환을 계기로 조희팔 사건 전모, 비호세력, 은닉자금 흐름 등이 상당 부분 추가로 드러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태용은 조희팔과 함께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 행각을 벌여 이들에게 속은 투자자 4만∼5만명에게 최소 2조5000억원~8조원대에 이르는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강태용은 범죄수익금 관리와 경찰과 검찰, 정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대외로비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의 송환으로 조희팔 사건 전모는 물론 비호세력과 은닉자금 흐름 등이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간의 관심은 조희팔의 밀항 과정과 사망설을 둘러싸고 경찰과 검찰인사는 물론 정관계 인사들이 얼마나 '비호'나 '묵인'을 했느냐와 그 과정에서 오간 '뇌물'과 '비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다.
이미 조희팔 사건과 관련해 검·경 인사들이 줄줄이 연루됐다. 2012년 9월에는 조희팔을 중국에서 만나 골프와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대구경찰청 소속 A경사가 유죄를 선고 받았다.
A경사는 강태용 검거 후 지난 13일 중국으로 도주했으나 경찰의 요청을 받은 중국 공안의 협조로 입국이 거부돼 되돌아온 인천공항에서 붙잡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한 지난 2일에는 전 대구지방경찰청 B총경이 2008년 9월 조희팔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사기 등)로 구속 기소됐고, 2~3명의 전현직 경찰도 현재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도 김광준(54) 전 서울고검부장검사는 조희팔 일당으로부터 2억4000여만원의 뇌물을 받고 징역 7년형이 확정됐고 대구지검 서부지청 출신의 B검찰서기관도 10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된 사건만 30여건, 관련 사건 등을 합치면 50~60건의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강태용의 소환을 앞두고 언론에서는 연일 '대구가 떨고 있다'며 경찰과 검찰, 정·관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조희팔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된 적이 없는데도 지금까지 검·경·교정 등 드러난 공무원 관련 뇌물 액수가 30억원이 넘는 실정이다. 현재 상황이라면 정관계 로비 의혹의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다.
한편 검찰은 이미 원점 재수사를 천명한 상태로 강태용의 소환도 서두르고 있다. 검찰은 중국과 강태용 인도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진을 급파해 그를 데려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