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제2롯데월드가 저층부 임시 개장 첫돌을 맞은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1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했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편치 않은 심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15일 제2롯데월드 개장 1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은 신동빈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및 각 계열사 대표 등만 참석해 조촐하게 치러졌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1주년 행사에 신동빈 회장은 당초부터 참석이 예정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경영권 분쟁 1라운드에서도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최대 현안인 제2롯데월드 타워를 방문하며 현장 경영에 나서며 후계자 이미지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제2롯데월드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룹 정상화의 첫 단추를 여기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달리 롯데그룹의 '원리더'로 후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자신이 일궈 온 경영권을 사수하는 행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신동주 회장의 반격에 경영권 사수와 함께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롯데그룹 창업자이자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를 안정적으로 완공하는 일이다.
공사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안전성, 교통, 특혜 등 각종 문제에 얽혀 있는 제2롯데월드 사업은 현재 한국 롯데그룹이 다른 무엇보다 집중하는 사업이다.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555m로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허가 과정부터 시작해 현장노동자 추락 사망 사고 등 각종 사건과 사고, 부실 자재 사용 등 악재에 시달려왔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8일 신동빈 회장을 대상으로 소송전에 나선데 이어 14일 광윤사 주총을 소집하고 동생을 전격 해임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의 최근 행보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실적에 흠집을 내 경영실패자로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동주 회장의 고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은 "흔히 경영권 분쟁이라고 하는데 신동주 회장은 비교적 단순하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의 복직과 명예회복, 이에 관계됐던 사람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참하게 돌아가시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신동주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복권과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본인이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