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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통법, 애플 키워주고 삼성·LG전자는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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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단통법 허점 전략적으로 활용

[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애플은 키워주는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휴대폰 기종별로 보조금을 공평하게 지급하는 단통법이 시행되자 애플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반면 단통법 시행 전 보조금을 대거 지급하던 국내 업체들은 엄격한 보조금 규제를 받으면서 경쟁력을 크게 상실했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7~9월)에는 5.3%에 불과했으나 '아이폰6' 출시 직후인 4분기(10~12월)에는 27.3%까지 치솟았다.

애플은 올해 2분기(4~6월)에도 20%에 가까운 시장을 점유했다. 애플은 보통 3분기에 신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2분기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 통신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2분기에 선전한 것은 아이폰의 화면을 키운 것도 한몫을 했지만 단통법 수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단통법의 빈틈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국내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단통법은 통신사의 지원금을 규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조사가 판매하는 자급제폰(단말기만 구입해 원하는 통신사에 가입하는 형태)은 단통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애플은 이 같은 점을 파고들었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를 공개하며 새 아이폰을 절반 가량 저렴하게 제공하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폰6S(16GB 기준) 구매자가 매달 32달러(약 3만8000원)를 내면 1년 후 새 아이폰을 384달러(약 45만4000원)에 구매해 원하는 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아이폰6S(16GB 기준)가격은 649달러(약 76만7000원). 아이폰6S 구매자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새 아이폰을 구입하면 265달러(약 31만3000원)를 할인받게 되는 셈이다. 단통법에 포함된 20% 요금할인까지 받으면 새 아이폰 구매가격은 더 낮아지게 된다.

반면 국내 업체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단통법이 시행된 후 보조금 규제를 받으면서 애플의 아이폰과 국내 제조사의 휴대폰 가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업체들은 고가폰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열기 위해 중저가폰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시장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중저가폰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에 따르면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단통법이 시행된 지 9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110만대 가량(약 8%) 줄어든 1310만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시행된 후 시장이 위축되면서 목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해 고민이 많다"며 "연말까지 어떻게든 목표를 달성하려면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 비용이 늘어나면 영업이익에 타격이 갈 순 있겠지만 판매량과 영업이익 둘 다 놓칠 수는 없지 않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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