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2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17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해당 상임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국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는 '경영권 분쟁'으로 국민의 비판을 산 신동빈 회장이 증인으로 나섰다.
◆정무위 출석 롯데 신 회장 “죄송합니다…왕자의 난 끝”
신 회장은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이 국민들에게 롯데 사태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국민에게 심려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국적은 한국국적인가', '앞으로 한국 국적을 가져 갈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네 맞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의 '왕자의 난이 끝이 났는가. 재발될 가능성은 없는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롯데가에서 일어난 왕자의 난은 끝이 났다. 재분쟁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롯데 그룹의 정체성 논란에 대해 "롯데를 비롯한 모든 한국 롯데 계열사는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세금도 한국에서 내고 있고 근무하는 사람도 한국 사람이 많다"고 강조했다.
◆기재위, 금리인하·가계부채 공방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감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부실한 성장률 전망, 가계부채 급증 문제, 미국 금리인상 등이 언급됐다.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은 "기준금리를 인하한 건 금리 부담을 낮춰 성장세를 지원한다는 것인데 시중금리 변화를 보면 수저축성 수신금리는 빨리 올랐고 가계 주담대는 0.87%포인트밖에 안 내렸다"며 "은행권에서 이점을 흡수한 게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 의원은 "지금 금리 양극화가 심각하다. 저축은행이나 제2금융권 금리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저신용자, 다중채무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금융권 전체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 금리인상의 전망을 묻는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의 질문에 "미국이 2000년대 중반 한번도 쉬지 않고 17차례 금리를 올린 적이 있는데 연준의 금리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목표를 정해놓고 일관적으로 꾸준하게 간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안행위, 박원순 시장 ‘맹공’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청 국감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서울역 고가도로, 메르스 기자회견, 아들 병역 문제 등을 두고 박원순 시장을 공격했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은 "서울의 발전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서울역 고가를 보면 방향보다 속도에 신경 쓰고 있는 것 아닌가 의심이 된다"며 "관련된 반대 의견이 있음에도 올해 착공하겠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도로교통공단에서 이 사업을 강행할 경우 서울역 교통 통행량이 증가해서 속도가 낮아지고 통행시간이 늘어나 지체된다고 했다"며 "문화재청에서도 심의 변경되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도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은 박 시장이 지난 6월 심야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35번 메르스 양성확진 환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등 중앙정부보다 앞서 메르스 대응에 나선 것에 대해 "좋은 말로 표현해서 참 파격적"이라면서도 "많은 시민이 시장 머리에 뿔난 줄 알고 있다"고 비꼬았다.
강 의원은 "서울시에서 35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이 환자가 재건축 조합에 참여하면서 천 몇명 상대했다고 하면서 혼란이 야기됐다"며 "국가가 대응해야지 이렇게 혼란 가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지적 잘 반영해서 하겠다"고 소극적으로 답변하자 같은 당인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임 의원은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게 서울시의 자세다. 이건 많은 분들이 새겨야 하는 태도"라며 "기자회견 때문에 여러 평가가 있으나 감염병 확산을 막지 못했던 상황에 대해 중앙정부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아들 병역 문제가 거론되자 "병무청이 사실이 아니다. 비리가 없었다고 분명 결론을 냈다"며 "많은 이들이 박원순 죽이기 의도가 있다고 말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야당출신 시장이다. (여당이었다면) 병무청, 검찰, 경찰…. 이렇게 6번이나 공개 확인했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며 "재검을 안해도 됐는데 공개적으로 이미 했다. 의사들이 했고, 기자들도 확인했는데 또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뜻으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해 했다.
◆외통위, 강진 칠레서 국감 진행
외교통일위원회 미주반은 주칠레대사관에 대한 현장 국감을 실시한다.
나경원 위원장을 포함한 미주반 의원들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17일 오전 8시)께 칠레에 도착할 예정이며, 국감은 산티아고에 위치한 주칠레대사관에서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날 국회에선 칠레 지진 소식과 외통위원들의 국감 일정이 알려지자 의원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외통위 관계자는 "현지 대사관 측에서 지진 발원지가 산티아고로부터 거리가 상당하고 강도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국감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칠레대사관을 찾아 지진으로 인한 한국 교민들의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신속한 대응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