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6일(현지시간) 1962년 쿠바위기로 소련과의 핵전쟁 위기에까지 이르렀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시대의 백악관 기밀문서를 포함한 1만9000쪽의 기록을 기밀해제하고 최초로 일반에 공개했다.
대통령 보고서로 공개된 중에 가장 오래된 이 문서들은 케네디에서 린든 B.존슨 대통령에 이르는 시기의 것들이다.
이번에 해제된 문건에는 CIA가 존 F.케네디 대통령에게 소련이 쿠바에 새로운 미사일 발사대를 설치했다고 보고한 것을 비롯해 냉전시대 미소 관계와 쿠바위기에 관한 각종 보고서 및 메모들이 포함돼있다.
대통령 일일 브리핑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대통령 전용 기밀보고서"(For the President's Eyes Only)라는 스탬프가 찍혀있으며 CIA에서 매일 백악관으로 전달되었다. 이 대통령 일일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매일 아침 태블랫을 통해 훑어보는 것으로 전 세계 CIA지국으로부터 철통같은 보안 속에 전해지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 문서 중 CIA의 사악한 음모로 쿠바 위기가 일어났다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부분적으로 삭제된 것도 많고, 남은 부분에도 역사책을 다시 쓸만큼 중요한 정보는 나와있지 않다.
역사학자들은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서들에서 쿠바의 피그스만 위기 때부터 베트남 전쟁에 이르는 시기에 백악관에서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데 이 정기적인 CIA 문서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증거가 발견되는 점이라고 말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밑에서 일했고 지금은 텍사스대학의 국가안보 클레멘츠 센터를 맡고 있는 윌리엄 임보든 소장은 "이 문서들은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결정했는지를 보여주는 비할데 없이 중요한 창문과 같다. 기록들을 읽어보면 대통령의 관심이 어떤 것이었는지가 거울처럼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주 포트 워스에서 잠이 깬 뒤 받은 보고서에는 "모스크바 퍼레이드에서 공개됐던 련제 미사일요격장치는 대기권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시간 일본에서 실시된 선거는 정치적 판세를 파꿀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얘기가 들어있는 등 하루 최소 한 건은 극비사항으로 분류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