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11명이 참여하는 2차 토론회가 캘리포니아 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16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17일 오전 9시)부터 열린다.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들의 TV 생방송 토론회가 열리기는 지난 8월 6일 이후 6주만이다. 주최자인 CNN은 이번 토론의 핵심 주제로 이민정책, 중산층 살리기, 정치개혁, 이란핵협상에 대한 대안,테러근절과 민권 등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를 비롯해 예상 외 선전을 벌이고 있는 외과의사 출신 벤 카슨, 1차 토론회에서 실패를 맛봤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유일한 여성 주자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 등 11명이 참여한다. 1차 토론회 때 마이너 리그에 속했던 피오리나는 지지율 상승 덕분에 이번에는 메이저 리그인 생방송 TV토론회를 통해 전국의 미국 유권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전달할 수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번 토론회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역시 트럼프와 나머지 후보들 간의 대결이다. 16일 CNN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1차토론회 때보다 5.5%포인트 올라 현재 30%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반응도 매우 높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2차 토론회 하루 전인 15일 보수 시민단체 '성장을 위한 모임'은 100만달러를 투입해 트럼프의 위선을 폭로하는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매킨토시 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최악의 공화당 경선후보"로 맹비난하면서 트럼프가 과거 중산층을 해치는 경제정책을 지지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가 과연 이번 토론회에서 그동안 불거졌던 각종 논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자신의 국정비전을 얼마나 호소력있게 제시할지가 관심사이다.
젭 부시 후보에게도 이번 토론회는 결코 포기할 수없는 중대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당초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꼽혔던 부시가 이번에도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할 경우 향후 경선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시의 지지율은 1차토론 때보다 4.7%포인트나 떨어진 상태이다.
신경의사 출신 벤 카슨에게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벤 카슨의 지지율은 지난 1차토론 때보다 무려 12%포인트나 올라 18%를 기록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빈민가 출신으로 저명한 신경외과 전문의로 성공한 그는 온건하면서도 합리적인 시각으로 중도 성향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한 흑인이란 점도 흑인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CNN는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카슨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2차 토론회에서 카슨이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입증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여성 후보 피오리나,1차 토론 때 트럼프와의 설전에서 참패한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이번에 트럼프와 정면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토론회 장소가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이란 점에서 후보들은 미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 중 한 명인 레이건의 유산을 계승할 인물로 자신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