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헝가리 정부가 난민의 추가 유입을 막기 위해 15일(현지시간)부로 국경을 전면 폐쇄하자 새로운 난민 루트가 개발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6일 오전 첫 번째 난민 그룹이 크로아티아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헝가리 정부가 세르비아와의 국경에 철조망을 치고 난민들의 입국을 막자 크로아티아가 새로운 난민 경유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약 80명의 난민들은 마케도니아 국경과 인접한 남부에서 밤새 버스를 타고 세르비아의 접경마을 시드까지 도착한 뒤 이날 아침 크로아티아로 입경했다.
크로아티아 경찰과 국제구호단체 활동가들은 입경하는 난민들을 위해 미리 기다린 뒤 난민 등록 절차를 진행했다.
크로아티아 현지 언론은 일부 난민들은 정식 등록을 피하기 위해 국경 검문소 대신 근처 들판을 통해 밀입국했다고 보도했다.
크로아티아 관리는 난민을 태운 버스 3대가 이날 아침 늦게 시드 마을로 추가로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 난민들은 오스트리아나 독일로 가기 전에 반드시 지리상으로 헝가리나 슬로베니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크로아티아를 경유하는 것을 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세르비아에서 헝가리로 불법 월경하는 소규모 그룹의 난민들도 적지 않다.
이날 아침 일찍 헝가리의 기마경찰은 3겹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담장과 가까운 들판에서 아프간 출신 난민 소녀 5명과 여성노인 1명 등 14명을 체포했다.
또 헝가리 기마경찰은 시리아 난민 1명과 아프간 난민 1명 등 11명을 구금했다.
담장 주변에서는 철조망을 넘기 위해 카펫을 이용한 흔적도 발견됐다.
한 젊은 청년 난민은 국경 경계를 따라 걸었고 다른 난민은 AP통신 기자에게 "이 길이 부다페스트로 가는 방향이 맞냐"고 물었다.
한편 새로운 이민법이 시행된 지 하루만에 첫 번째 공소제기도 이뤄졌다.
헝가리 검찰은 이라크인 4명을 국경을 불법 월경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불법으로 국경을 통과하면 징역 3년형, 철조망을 훼손하면 5년형으로 처벌받는다.
헝가리 경찰은 15일 철조망 국경을 불법으로 월경하거나 훼손한 난민 174명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