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4일 문재인 대표에게 자신의 전날 '유신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문 대표는 이를 수용했지만, 공천혁신안을 의결하는 중앙위원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새정치연합의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문재인 대표 없이 진행됐다. 문 대표는 당초 교통사정으로 오전 8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늦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8시20분께 국회에 도착한 후에도 집무실 바로 옆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성수 대변인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 대표가 왜 회의에 들어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할 말이 없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의는 오전 8시47분께 끝났고, 다른 당 지도부들은 모두 회의실을 빠져나갔지만 이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은 함께 문 대표 집무실로 들어가 25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주 최고위원에 따르면 이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서 문 대표에게 "본의가 아니었다"며 사과했고, 문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주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다시 중앙위원회와 재신임투표의 연기를 요청했지만, 문 대표는 "이제와서 늦출 수 없다"며 "어느 쪽의 의견을 따라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결단을 내렸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13일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를 연상케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 재신임투표였다"며 "진보세력들에게 '재신임'이라는 단어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14일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 대표에게 본의가 아니었다며 개인적으로 사과했고, 문 대표도 양해를 했다"고 전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교통체증 때문이고, 중간에 들어오기가 어려워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며 "모든 것(중앙위와 재신임)을 뒤로 옮겨주는 결단을 해달라고 다시 건의를 했는데 본인의 고집이 완강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참석을 위해 자신의 집무실에서 나오다 기자들을 만나 "이종걸 원내대표가 사과를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였느냐", "중앙위원회 등을 미루자는 말이 나왔는데 의견이 모아졌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국감장에 가야 한다"며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