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3일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에 대해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라고 말해,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는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또다른 내홍에 휩싸였다.
발단은 이 원내대표가 이날 낮 출입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 재신임투표였다"며 "진보세력들에게 '재신임'이라는 단어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말하면서 비롯됐다.
최재성 본부장은 문제의 발언이 알려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중진모임에서 문 대표 흔들기를 중단키로 하고 재신임 연기를 요구했고 대표가 받아들였다. 그런데 재신임은 박정희 유신과 같은 것이라고? 책임을 묻겠다"고 이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 필요성을 주장했다.
문재인 대표 주재로 이날 저녁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용득 최고위원은 "금도를 넘어서는 발언 아니냐"며 "총칼로 국가를 탈취한 사람이랑 어떻게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느냐"고 발끈했다.
이 최고위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람이 총칼로 국가를 탈취한 세력이랑 비교를 하다니…. 그럼 당을 (문 대표가) 탈취한 세력인가? 그걸 똑같이 본다는 것 자체가 정말…"이라고 이 원내대표에게 격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자 주승용 최고위원은 "그건 책임을 물으면 묻는 거지, 그만해"라며 이 최고위원의 격한 언사를 만류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주승용 최고위원 조차도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아주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했다"며 "당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당내에서는 써서는 안 되는 금도를 넘어선 지나친 발언"이라고 이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어 16일 예정된 중앙위를 연기하고 재신임 투표도 취소하라는 안철수 전 대표의 요구에 대해선 "전혀 언급된 게 없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문 대표는 "대답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사실상 불쾌감을 나타냈다.
문 대표는 "하여튼 괴롭다. 이게 뭐 우리당의 분란을 끝내자는 방안으로 재신임을 제안한건데 그 자체가 또 분란거리가 돼 버리니깐 참, 이것 참, 이것 참으로 대책이 없다"고 절망감을 표시했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연일 이어지는 공세에 대해서도 "그것도 뭐. 계기가 되면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원내대표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던 최재성 본부장은 '구체적인 방법이 있나'라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