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러시아와 북한의 밀월 관계가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하바롭스크주(州)의 한 초등학교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바롭스크시에 위치한 한 학교 4학년 교실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데, 교실 벽면에 걸린 북한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교실 한쪽에는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 적혀 있는 큰 플래카드가 걸렸다.
북러 양국의 친선 관계 도모를 위해 이번 학기부터 하바롭스크시 '제5학교'에 북러 친선(friendship)과목이 개설됐다. 북한측 인사들이 지난해 제5학교에 친선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학교에는 현재 총 7명의 북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러시아와 북한 학생들간의 친선 도모다"고 에듀어드 페레페채 제5학교 교장은 밝혔다. "아이들이 성장해 어른이 되면, 어릴 때 쌓은 우정을 바탕으로 무기를 드는 대신 외교적 방법으로 외교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친선도모 프로그램에 한국어 수업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북한 학생들은 모두 러시아어를 할 수 있다.
지난 7월, 이 학교 러시아 학생 20명은 탄자니아, 베트남 등지의 학생들과 함께 북한에서 열린 여름캠프에 참가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캠프에서 장기자랑, 축구, 배구 등의 활동을 통해 북한 학생들과의 친분을 나눴다.
옐레나 오보덴코 담당교사는 "북한의 아름다움과 환대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캠프에 참가한 학생 예카테리나 다비도바(10)는 말했다. "매일 대회가 열리고 우리는 북한 곳곳을 돌아다녔어요" "바다에도 갔고 수족관, 그리고 수영장에도 갔어요"라고 다비도바는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북한의 채무 109억 달러 채무 중 90%를 탕감해 주는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힘써왔다. 북한은 올해를 '북러 친선의 해'로 정하고 러시아와의 경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정권 수립 67주년 축전일인 9일을 하루 앞둔 8일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북한과의 '밀월관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