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뉴욕 경찰이 은퇴한 흑인 테니스 선수 제임스 블레이크(35)를 오인 체포해 논란이 일자 뉴욕시장과 뉴욕 경찰국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했다.
블레이크를 맨해튼 호텔 밖에서 강제적으로 연행한 경찰관 중 한 명은 권총과 배지를 압수당했으며 내부 근무로 발령을 받았다. 뉴욕시장과 뉴욕 경찰국장이 직접 사과를 한 것은 현재 US오픈이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윌리엄 브래튼 뉴욕 경찰국장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조금 전에 블레이크와 통화를 했으며 9일 발생한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며 "블레이크는 가까운 미래에 나와 뉴욕시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도 10일 케이블 방송 NY1에 출연해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드 블라지오 시장은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됐고 그가 이런 취급을 당해서도 안 됐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인 블레이크는 백인 경찰관들에게 제압을 당해 길바닥에 넘어졌으며 15분 동안 수갑을 차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블레이크는 경찰로부터 무엇 때문에 수갑을 채웠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블레이크는 이날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 "나는 경찰관들로부터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설명을 듣고 싶다"며 "경찰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9일 뉴욕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US오픈 테니스 대회장소로 가는 차를 기다리던 중 신용카드 사건의 용의자로 오인돼 체포됐다. 블레이크는 "나는 의심할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뛰거나 저항하지도 않았으며 그냥 웃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버지가 흑인이고 어머니가 백인인 블레이크는 2013년 US오픈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블레이크는 2006년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4위까지 올랐으며 2005년과 2006년 US오픈을 비롯해 그랜드슬램에서 3차례 8강까지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