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카트리나 재해 10주년을 맞아 뉴올리언스를 찾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앤드류 산체스 멀티서비스센터에서 가진 연설에서 "뉴올리언스 재건은 단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이상적인 도시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엔 블랑코 캐서린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 부부를 비롯,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4명, 뉴올리언스 미치 랜드류 시장 등 초대받은 청중 500여명이 참석했다.
2005년 8월29일 불어닥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뉴올리언스에서만 1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도시 전체의 80%가 물에 잠기는 등 약 100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트리나 재해 당시 부시정부의 관리 실패 등 소극적인 대응이 더 큰 재난을 키웠다고 비판하고 "이제 뉴올리언스는 재해 이전보다 더 나은 곳이 됐다"고 주장했다.
재즈의 고향이자 흑인사회의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인 트리메 지구의 새 주택 등에 찬사를 보낸 오바마는 "이것은 뉴올리언스의 이야기이지만 미국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뉴올리언스의 복구사업을 미국의 경제회복에 연결시키기도 했다.
뉴올리언스의 복구사업엔 710억 달러의 막대한 연방 예산이 투입됐다. 11억달러짜리 새 병원이 문을 열었고 또하나의 병원이 건설되고 있다. 거리 곳곳엔 태양열 주택들이 들어섰고 학교 시스템도 개선되고 있다. 제방은 100년에 한번 닥칠만한 허리케인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췄다.
그러나 높은 빈곤률과 범죄율 등 카트리나 허리케인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들은 여전히 골칫거리다. 최근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복구지역도 백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은 대부분 이뤄졌지만 흑인지역은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바마는 "다른 많은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뉴올리언스는 구조적 불평등에 놓여 있었다. 특히 좋은 직업과 건강보험 근사한 집이 없는 사람들, 열악한 학교에 다니는 많은 아이들이 폭력적 범죄에 노출된채 자라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끔찍했던 재난을 딛고 10년이 지난 지금 뉴올리언스는 많은 발전 속에 회복하는 기상을 갖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연설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호응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수긍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소개했다.
커뮤니티활동가인 그레첸 브래드포드는 "얼마간 발전이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이곳을 한번 둘러보라. 거리는 여전히 엉망이다"라고 비판했다. 변호사인 디온 헤이우드는 "뉴올리언스의 형사 행정 시스템은 더욱 악화됐다"고 합세했다.
뉴욕타임스는 "뉴올리언스의 불완전한 상황을 말해주는 것처럼 연설장 벽에 부착한 거대한 증기선 그림 배너가 대통령의 연설 직전 떨어지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