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독도경비대 출신 대학생 두 명이 미 대륙을 사이클로 횡단하며 위안부이슈를 홍보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용석(22·인천대 중국어과)·백덕열(22·경희대 체육과) 두 명의 청년이 26일 워싱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범죄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수요 시위'를 벌였다.
지난 6월27일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한 두 사람은 약 두 달 만에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해 이날 워싱턴정신대대책위원회 등 한인사회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집회를 가졌다.
이날 시위엔 한국과 미국의 취재진은 물론, 미국 경찰과 일본대사관 안전요원들과 한인사회에선 이정실 워싱턴정대위 회장과 메릴랜드한인회 이지환 이사장 등 워싱턴DC 관계자들은 물론, 뉴욕에서 유세형 뉴욕사이클연맹 회장과 박병록 씨도 함께 자리해 두 사람을 격려했다.
일본의 위안부 범죄를 미국인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사이클 대륙 횡단을 결심했다는 심용석·백덕열씨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인권을 유린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인들이 위안부 범죄의 실상을 알고 사과와 반성을 회피하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부에 압력을 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출발지인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위안부소녀상 앞에서 결의를 다짐하고 경유지인 시카고에서도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준비한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 활동을 벌였다. 벌써 5000㎞ 가까운 거리를 주파한 두 사람은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적잖은 어려움도 겪었다.
특히 심용석씨는 출발 다음날 언덕길을 내려가다가 모래가 쌓인 지점에서 자전거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왼쪽 다리에 심한 찰과상을 입었고 7월27일엔 밥을 준비하던 중 냄비의 끓는 물이 쏟아져 두 다리에 2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응급약만을 바르고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동반자인 백덕열씨는 다행히 큰 부상을 당한 일은 없지만 무리한 강행군에 무릎 관절에 무리가 와서 통증을 참고 페달을 밟고 있다.
이번 미 대륙 횡단에 앞서 두 사람은 서울과 부산 구간을 왕복하는 등 충실한 훈련을 해 왔다. 장도에 오르기 전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기거하는 '나눔의 집'에서 며칠 간 봉사 활동도 하며 할머니들과 생활하는 기회도 가졌다.
백덕열씨는 "그곳에서 만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람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3년 독도경비대에서 만났다. 심용석씨가 백덕열씨보다 두 달 선임이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면서 두 사람은 제대 후 미 대륙 횡단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지난 겨울 제대 후 두사람은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 스폰서 등 경비 마련에 나서는 한편 체력훈련을 하며 대장정을 준비했다. 이번 대륙 횡단의 슬로건은 '트리플 A(Triple A)' 프로젝트이다. 이들은 "트리플 A는 '인정(Admit)'과 사죄(Apology) 동행(Accompany)의 영어 단어 앞글자를 딴 것이다. 위안부 이슈를 미국에 알리고 일본의 진정어린 사과를 받고 함께 나아가자는 취지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28일 최종 목적지인 뉴욕을 향해 다시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필라델피아를 거쳐 9월1일 뉴저지 해켄색의 위안부기림비를 참배하고 2일 맨해튼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마지막 '수요시위'를 갖고 6000㎞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13년엔 한국의 대학생 형제 송근녕, 송근우씨가 북미 대륙을 횡단하며 독도를 알리는 사이클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