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당신의 뇌가 살아있는 채로 시험관 속에서 큰다고 상상해보자. 과학자들이 시험관 속 당신의 뇌에 여러 고통스러운 시험을 해도 당신은 소리조차 낼 수 없다. 이런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이제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생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인간의 뇌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르네 아난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생화학 약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5주 된 태아의 뇌를 시험관에서 무사히 키웠다고 한다.
5주 된 태아의 뇌는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만한 크기이지만, 완전한 인간 뇌의 99%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때 태아의 뇌는 척추와 눈의 망막 등과 이어지는 신경조직이 형성돼 있다. 다만 지각이나 판단을 할 수 있는 '의식'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과학자들은 전했다.
"우리는 태아의 뇌에 어떠한 감각적인 자극도 주지 않는다"며 "아무튼 5주 된 태아의 뇌는 생각은 할 수 없는 단계다"라고 아난드 교수는 설명했다.
아난드 박사는 성인 피부조직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태아의 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인체의 어떠한 조직으로도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연구팀은 태아의 뇌를 12주 단계까지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주 된 태아는 모체의 뱃속에서 꿈틀대기 시작한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오므리고 눈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
아난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신체조직으로 뇌를 복제한 다음 복제된 뇌를 먼저 실험적으로 치료하면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고칠 수 있다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