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예멘 내전으로 식량 수입, 원조가 중단되면서 여성과 어린이 수백만 명이 기아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유엔(UN)이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흘 간의 예멘 일정을 마친 후 카이로를 방문한 어서린 커즌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내전으로 원조 식량 운반이 주요 항구에서 가로막혀 내륙에 다다르는 것이 힘들다. 기증 자금도 여전히 부족하다"며 전쟁이 진행 중인 곳도 원조 식량 운반을 허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은 예멘 국민의 5분의 4가 인도주의적 원조 필요, 150만 명의 실향민, 병원에서 매트리스로 판지 사용, 진찰용 장갑 부족, 혈액은행 영업 중단을 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예멘)국민의 고통 지수가 이해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알렸다.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과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의 군대는 남부 분리주의자들, 부족 민병대, 수니파 무장세력, 사우디로 피신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전 예멘 대통령을 따르는 세력들과 충돌하고 있다.
미군을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3월 후티 반군 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가한 이후 인도적 상황은 점차 악화했다.
WFP는 지난 8월부터 16차례에 걸쳐 12만3000톤이 넘는 식량을 바다를 이용해 예멘에 보냈으나, 내전으로 항구가 폐쇄되면서 원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예멘 서쪽의 호데이다 항은 18일 공습을 당했다.
오브라이언 OCHA 국장은 호데이다 공습·포격에 대해 필수 식량, 의약품, 연료 수입과 같은 "주요 생명줄"에 상처를 입혔다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아랍 세계의 최빈국인 예멘은 평화로운 시기에도 식량 원조가 필요하다.
유엔은 지금까지 예멘에서 4500명이 숨지고 2만3000여 명이 다쳤으며, 이 중 대다수가 시민이라고 밝혔다.
또 유니세프는 19일 성명에서 연말까지 예멘 어린이 180만 명이 영양 실조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