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태국 군부는 방콕 에라완 사원 폭탄테러와 관련, 국제 테러조직에 의한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고 20일 말했다.
태국 군정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의 윈타이 수바리 대변인은 "태국 보안당국은 많은 다른 나라의 정보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국제 테러 행위와 연관된 것은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윈타이 대변인은 군부가 이 같은 결론에 어떻게 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태국 경찰은 테러범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쫓고 있지만 정확한 신원은 밝혀지지 않은 외국인으로만 알려져 있어 이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윈타이 대변인은 또 희생자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직접적인 (테러)타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에라완 사원은 중국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방콕의 관광 명소로 이번 폭탄 테러로 4명이 사망했다.
태국 경찰은 폐쇄회로(CC) TV 영상에 등장한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폭탄이 터지기 15분 전에 사원 안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사라진 모습을 포착, 덥수룩한 검은색 머리와 돌출된 코, 두꺼운 입술을 묘사한 용의자 몽타주를 배포하고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현상금 100만 바트(약 3300만원)를 내걸어 테러범을 체포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테러가 한 개인의 단독 범행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다른 공범 2명이 개입한 조직적인 테러로 믿고 있다.
빠웃 타원시리 경찰청 대변인은 공범으로 의심되는 남성 2명은 테러범 앞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 중 1명은 빨간색 셔츠를 입었고 나머지 1명은 흰 셔츠를 입었으며 공범 2명 역시 폭탄이 폭발하기 직전 에라완 사원을 빠져 나왔다고 빠웃 대변인이 전했다.
경찰은 공범 2명에게 만약 자신들이 이번 테러와 무관하고 결백하다면 경찰에 알리면 된다면서 사실상 자진 출두를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CNN 방송은 최소 10명이 테러에 관여한 것으로 경찰이 의심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솜욧 뿜빤모엉 경찰청장은 "이 작업(테러)은 '빅 네트워크(big network)'에 의해 실행됐다"고 말했다.
다만 빠웃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테러범의 국적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변장이나 가짜 코를 이용해 위장했을 가능성도 경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테러범에 대해 계획적인 살인과 폭탄을 터뜨려 사상자를 초래하는 등 6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테러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가운데 당국은 태국에서 일어난 역대 최악의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때 출입이나 접근이 통제됐던 에라완 사원은 다시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현재까지 아무도 퇴근 시간 가장 붐비는 교차로에서 폭발을 일으켰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