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일본의 군함도(하시마·端島 탄광)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에도 강제징용의 역사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일본 나가사키의 군함도(하시마 탄광)를 방문한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팀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2개월이 되가는데도 '강제징용'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 일본인들에게조차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군함도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유명 관광지로만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 5월 말 '하시마의 진실'이라는 동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군함도를 방문한 후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군함도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2개월이 지난 현재 관광객이 무려 3배나 증가해 배 좌석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나가사키 시내 곳곳에는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관한 안내 부스가 설치되고 축하 플래카드와 배너광고 등이 넘쳐나고 있다.
서경덕 교수는 "3개월 전 방문했을 때 안내 부스에는 일본어 안내서밖에 없었다. 지금은 나가사키시 관광추진과에서 직접 제작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안내서를 비치해 두었는데 '강제징용'에 대한 사실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정보센터 설치 등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으면서도 등재 후 만들어진 안내서에 '강제징용'에 대한 사실을 감춘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서경덕 교수는 "이번에는 파도가 거세 입도하지는 못했지만 배안에서의 군함도 관련 설명에서도 '강제징용'에 대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배에 탈 때 나눠주는 안내서에도 '강제징용'에 대한 단어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경덕 교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강제징용에 관한 안내판 설치 등을 약속했던 일본 정부는 역시 말뿐이었다. 이에 대해 나가사키시 관광추진과에 항의 서한을 곧 보낼 예정이며 약속이 이행될 때까지 지속적인 압박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 교수는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21개국 위원들에게 '하시마의 진실' 영어 동영상을 보낸 바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에는 일본어 동영상을 제작하여 일본 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올려 군함도의 진실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