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태국 방콕 중심가 관광 명소인 에라완사당에서 17일 밤 폭탄이 터져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17명이 부상했다. 이번 공격을 벌였다는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태국 군정 한 대변인은 에라완사당 내부에서 폭탄이 터졌으며 폭발하지 않은 또다른 폭탄이 사당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태국 PBS TV는 사상자 가운데 중국인과 필리핀인 등 외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에라완사당 주변에는 매일 수백 명의 관광객과 쇼핑객, 사무 노동자 등이 있다. 경찰은 폭탄이 천으로 덮인 파이프로 제조됐다고 밝혔다.
에라완사당은 최근 수년 동안 주요 정치 집회가 열린 라즈프라송 교차로에 위치해 있다. 목격자들은 폭발로 차량 40여 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보안 동영상은 이날 오후 7시께 폭탄이 터졌을 당시 강력한 섬광을 보여주고 있다.
푸라윗 웡수완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모른다"며 "정치적 동기가 있는지 확실치 않지만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 이들을 끝까지 추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회의 관계자는 군참모총장 출신인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은 지난해 5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 정부를 축출하고 집권하고 있으며 최근 방콕은 시위가 줄고 비교적 평화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군정이 오는 2017년에 선거를 치르고 비상조치를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방콕에서 폭탄이 터지는 사건은 드문 편이지만 무슬림 분리주의 반군이 수년 동안 활동하고 있는 남부 지역에서는 사용돼 왔다. 태국은 불교 국가이지만 남부 3개 주에서는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새해맞이 방콕 행사장에서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져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었다. 당시 탁신 친나왓 총리가 쿠데타로 축출된 지 3개월 만에 발생해 그의 지지자들이 보복 공격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