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유로그룹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을 승인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보의 입장을 재확인해 앞으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86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을 승인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이번 합의가 타결되면서 그리스는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따라 유로그룹은 우선 1차로 260억 유로를 그리스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60억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과 IMF을 포함한 국제 채권단의 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되고, 100억유로는 대규모 자금인출 사태를 겪은 그리스 은행들의 자본확충에 이용된다.
이제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은 일부 유로존 회원국 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바로 실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IMF가 그리스 구제금융에 관련해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시사하면서 합의안이 독일 등 회원국 의회의 승인을 얻는데 다소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로그룹 회의가 끝난 뒤 "그리스의 채무는 지속 불가능하며 그리스의 독자적인 행보만으로는 채무 지속성을 회복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리스의 개혁 조치는 물론 채권단의 채무 경감이 선행돼야 IMF가 구제금융에 참여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IMF는 일정 수준의 채무 탕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발을 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한편 그리스 의회는 14일 경제 개혁과 예산 감축을 하는 대신 3년간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내용의 구제금융안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