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납품 중개 과정에서 1100억원대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이규태(66) 일광공영 회장에 대한 재판이 방산비리와 별건인 방송인 클라라(29·본명 이성민·사진)에 대한 협박 사건과 함께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이동근)는 20일 이 회장 외 2명에 대한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횡령 혐의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방산비리 관련 사건들을 병합해 심리키로 한다"며 "이 회장에 대한 저작권법 위반 및 사립학교법 위반, 클라라 협박 혐의도 병합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서울 성북구 자신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클라라를 만나 협박한 혐의로 이 회장을 추가 기소했다. 이 회장은 클라라에게 "한 순간에 보내버릴 수가 있다", "불구자 만들어버릴 수 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재판부의 병합 결정과 관련해 "지난해 서울북부지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 회장에 대한 법인자금 횡령 혐의를 추가 기소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EWTS 납품 비리 연루 혐의로 기소된 정철길(61)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이날 같은 재판부에서 첫 심리를 받았다. 정 사장은 이날 재판에서 "주어진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라며 "방위사업청을 속이려는 의도나 인식도 갖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 측 변호인은 "EWTS 사업 계약 과정에 일부 참여했다고 해서 범행에 가담한 것은 아니다"라며 "인사 개편에 따른 업무상 혼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2009년 4월~2012년 7월 터키 하벨산사의 EWTS 국내 납품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방사청으로부터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110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회장은 EWTS의 핵심 기술인 통제 및 주전산장비(C2), 채점장비(TOSS), 신호분석장비(SAS)를 국산화하겠다며 연구·개발비를 추가했지만 실제 개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