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어렵사리 합병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두 곳 모두 기대 이하였다.
삼성물산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본 시장의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며 대규모 외국인 이탈이 일어났고, 제일모직에서는 기관의 대규모 차익 물량이 쏟아졌다.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된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1억5621만7764주중 1억3054만8184주(83.57%)가 참석해 이중 9202만3660주(69.53%)가 찬성함으로서 합병안이 통과됐다.
합병을 부결시킬 세력의 힘이 만만치 않다는 우려를 뒤집고 대승을 거뒀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폭도 예상보다 컸다.
종가기준 삼성물산은 6만2100원, 제일모직은 17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각각 전일대비 10.39%와 7.73% 떨어졌다.
이날 두 회사 주가는 크게 나쁘지 않게 출발했다.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2.16% 오른 7만800원, 제일모직은 2.32% 오른 19만8500원에 시가를 형성했다.
그러던 것이 정오를 기점으로 겉잡을 수 없을 정도의 변동폭이 발생했다. 대량매물이 쏟아진 때문이다.
양사 모두 외국인의 매도세가 감지됐다.
삼성물산의 경우 개인과 기관은 각각 25만339주와 33만1908주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55만5456주를 순매도했다.
제일모직도 개인은 109만5239주의 대량 순매수를 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92만8869주와 17만7429주를 순매도했다.
이날 주가 폭락으로 향후 양사에서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양사 합쳐 1조5000억원에 이른다. 현재로선 이 규모까지 나오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다.
청구권 행사가격은 삼성물산 5만7234원, 제일모직 15만6493원이다.
다음 달 6일까지 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상황이라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생겨 주가에 영향을 미칠지 장담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출범하게 될 합병법인은 9월4일 기업결합신고와 합병등기를 한 뒤 같은닭 15일 합병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