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에 의해 그리스에 제안된 구제금융 합의 조건을 거칠게 비난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MF는 그리스의 공공 부채는 현재 매우 불안정하고, 지금까지 고려하고 있는 규모를 훨씬 넘어선 규모의 채무 탕감을 촉구했다.
BBC에 따르면 IMF는 이 같은 충고를 담은 보고서를 14일 밤 유로존의 재무장관들에게 보냈다. 여기에는 그리스의 막대한 부채 중 일부를 탕감하는 제안이 포함돼 있다.
IMF는 신규 차입금을 포함해 그리스의 유럽연합(EU)에 대한 모든 채무를 모두 상환하기 위해 EU에서 그리스에 부채 상환 만기 연장과 함께 30년의 시한을 줄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만기 연장이 없다면 채권단은 기존 대여금에 대한 심각한 채무 탕감(haircut)을 수용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IMF는 덧붙였다.
IMF와 유럽의 채권단은 그리스 채무 위기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을 놓고 전에도 분열의 전조를 보인 적은 있지만 공개적으로 의견충돌을 드러낸 건 처음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IMF의 한 고위 관리는 "유럽 채권단이 확실한 계획을 만들어야 그리스를 위한 3차 구제금융에 IMF가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 채권단의 합의안에 대해 "결코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합의안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BBC에 따르면 IMF의 보고서는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와 막판 타협하기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미 유럽의 정상들은 보고서 내용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와 합의점을 찾았을 때 IMF가 얼마나 불행할지 유럽의 정상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BBC는 추정했다.
새로운 구제금융 조건 하에서 유로존은 그리스의 새로운 구제금융을 위해 3년 간 400억 유로~500억 유로를 기여하게 된다.
IMF도 '상당한 액수'의 자금을 기여하고, 나머지는 국가 재산과 금융 시장의 매각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IMF에 부채의 약 10%를 빚지고 있다.
그리스는 채무 상환 데드라인을 두 차례 놓쳤으며 IMF는 그리스의 성장 전망률이 비현실적으로 높다고 간주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그리스 정부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또는 국민 소득의 200%에 가까운 최고치에 도달한다고 지적했다.
BBC의 경제부문 에디터는 IMF의 평가(보고서)는 치프라스가 아테네 의원들에 대한 설득을 더 힘들게 할 것으로 관측했다.